솜털 있어 양념이 속살까지 스며들어야 최고
굴은 겨울철에 먹는 제철음식인데 어리굴젓이 일반굴젓과 다른 점은 고춧가루를 사용해 젓갈을 담는 것이다.
어리굴젓은 특히 충청도 지방에서 즐겨먹는 음식인데 서산, 당진, 예산, 간월도가 유명한데 간월도에서 생산되는 것이 가장 으뜸이라고 한다.
어리굴젓에 사용되는 굴은 빛깔이 투명하고 향내가 강한 것이 신선 한 것이다.
자연산굴은 양식 굴 보다 작은 것이 일반적이며 전체적으로 양식 굴 보다 검은 빛을 많이 띠고 있다. 어리굴젓용은 알이 가능하면 작고 탄력이 풍부한 것이 좋다.
어리굴젓을 담는 방법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먼저 찹쌀 풀을 되직하지 않도록 적당한 농도로 끓인 다음 고춧가루를 혼합하여 죽같이 되도록 잘 섞는다. 그리고 나서 마늘채, 생강채썰은 것을 소금과 함께 찹쌀 풀과 고춧가루 개어놓은 곳에 넣고 섞는다. 마지막으로 생굴이 터지지 않게 살살 버무려 어리굴젓을 담는데 서산지역에서는 고춧가루와 조밥은 섞어서 담고, 예산 지역에서는 설탕과 멸치젓국 채썬배, 생강, 파 등을 넣어 담근다.
서산 방조제 한가운데 간월도가 있는데 간월도는 천수만 한가운데 떠있는 섬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지금은 뭍이 되었는데 어리굴젓 기념탑이 서있을 정도로 어리굴젓의 산지로 유명한데 산지에서의 어리굴젓도 맛보고 일몰을 감상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이곳 어리굴젓은 600년 전 간월암에서 수도하던 유명한 고승 무학대사가 어리굴젓을 만들어서 이태조왕 에게 진상하였다고 한다.
어리굴젓은 맛이 독특하고 영양분이 풍부한 자연식품인데 특히 이 지역의 굴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천연의 갯벌과 알맞은 일조권, 적은 염도가 유지되는 천혜의 무공해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굴하나 하나 낱개가 잘고, 그 수가 많으며 특히 고춧가루를 알맞게 흡수 할 수 있게 솜털이 있어 양념이 속살까지 스며들어 감칠맛이 난다. 특히 겨울철 입맛을 돋구는데는 제격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굴은 날것으로 먹는 유일한 식품으로 서양에서는 년중 이름에 R자가 안든 달 즉 5∼8월(May, June, July, August) 사이에는 굴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때에는 굴의 산란기라 맛도 떨어지고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굴은 해가 돋는 동쪽으로 머리를 두고 있는 굴을 보면 굴 따는 아낙네들이 얼굴을 붉히며 치마 속에 감추느라 허겁지겁 한다는 말이 있는데 남편에게 이 굴을 먹이면 밤새 보채는 사랑의 묘약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굴은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까지 많이 채취되는데 어리굴젓의 자연산 굴을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18∼20도 되는 약한 소금물에 약 10여 일간 염장하여 짭짤하게 간이 배면 잘 말린 태양초 고추를 곱게 빻아 버무려 담는데 어리굴젓은 단백질, 타우린, 글루타민산, 필수아미노산 등이 풍부하여 성인병 예방이나 여성들의 미용식품으로도 좋다고 한다.
어리굴젓의 고소함과 감칠맛에 밥상에 어리굴젓 하나만 놓고 먹어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정도로 맛이 좋다고 한다.
어리굴젓은 굴젓에 고춧가루를 배합시켜 맛을 어릿하게 한다고 어리굴젓이라 하지 않는가 싶다.
푸드투데이 박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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