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순한 질병 유무를 넘어 영양과 돌봄을 결합한 통합적 접근이 건강수명 연장에 핵심적이라는 의견이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남인순·김윤·서미화·박희승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영양사협회,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한국영양학회 등이 참여한 ‘건강수명 5080, 함께 여는 국회 토론회’에서는 건강 노화의 개념과 지역 통합 돌봄 체계에서 영양 관리의 역할이 집중 조명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건강 노화를 질병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닌, 개인의 신체 기능과 생활 환경, 사회적 지원 체계가 결합돼 삶의 능력을 유지해 나가는 과정으로 정의했다. 이들은 의료 중심의 단편적 개입만으로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남인순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건강 노화는 개인의 신체적 역량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환경과 돌봄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가능하다”며 “보건·복지·영양이 분절된 현 구조를 ‘건강수명’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3월 시행 예정인 ‘지역 통합 돌봄 지원법’이 건강수명 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일본 사례처럼 방문 진료, 방문 간호, 방문 재활에 더해 방문 영양 관리가 결합될 때 실질적인 건강수명 연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송진선 대한영양사협회장은 “고령자들은 병원 치료 이전 단계에서 이미 식사량 감소, 영양 불균형, 식사 안전 문제를 겪고 있다”며 “방문 영양 관리는 이러한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악화를 늦추는 핵심 서비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외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은 기대수명 대비 건강수명 격차가 특히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반면, 한국은 장수에도 불구하고 요양시설이나 의료 의존 기간이 길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평가다.
참석자들은 영양과 돌봄을 연계한 통합적 접근이 고령사회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기대수명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사는 시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고령사회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희승 의원도 “우리나라는 오래 살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요양시설 등에 의존하는 기간이 길다”며 “3월 시행되는 통합돌봄지원법이 영양과 돌봄을 연계해 건강수명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돌봄 체계 속에서 방문 영양 관리의 제도화와 실행력이 실제로 건강수명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향후 정책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