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풀무원 계열사 푸드머스가 학교급식에 납품한 빵 제품에서 또다시 살모넬라균이 검출되며, 2018년 초코케이크 집단 식중독 사태의 재현 가능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 지역 학교에서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납품된 학교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나며 급식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5일 경기도 안양의 식품제조업체 ‘마더구스’가 제조하고, 유통전문업체 ‘푸드머스’(경기 용인)가 공급한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와 ‘고칼슘 우리밀 초코바나나빵’에서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 및 전량 회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와 진천군의 2개 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증상을 계기로 드러났다. 식약처, 질병관리청,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이 공동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급식으로 제공한 상기 2개 제품과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에게서 모두 동일한 유전형의 살모넬라균(살모넬라 엔테리티디스, Salmonella Enteritidis)이 검출됐다.
살모넬라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장에 기생하는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식중독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주로 오염된 육류, 달걀, 유제품, 가공식품 등을 통해 감염되며, 증상은 복통, 설사, 발열, 구토 등이 일반적이다.
살모넬라 식중독의 잠복기는 6시간에서 72시간이며, 감염 후 1~3일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의 제품은 ▲2025년 10월 12일 소비기한의 ‘고칼슘 딸기크림 롤케이크’ 약 4,800개, ▲2025년 9월 21일 소비기한의 ‘고칼슘 우리밀 초코바나나빵’ 약 23,040개로, 총 747kg에 이른다.
식약처는 “충북 2개 학교 외에도 납품된 학교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현재 회수 조치와 함께 추가 납품 학교 수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식중독 신고는 현재까지 없지만,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대규모 ‘초코블라썸 케이크’ 사태와 판박이
이번 사고는 2018년 전국 2000여 명의 학생에게 식중독을 일으킨 '초코블라썸 케이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푸드머스는 더블유원에프엔비로부터 ‘우리밀 초코블라썸 케이크’를 납품받아 학교급식용으로 유통했고, 식약처 조사 결과 모든 검체에서 동일한 유전형의 살모넬라 톰슨(Salmonella Thompson)이 검출되며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문제는 제품뿐 아니라 원료 납품처인 가농바이오의 ‘계란난백’에서도 살모넬라균이 검출되면서 대규모 식자재 유통망 전반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폭증했다.
한 학교급식 전문가는 "학교급식이 공산품 중심으로 바뀌며 대형 식품회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조리 종사원이 직접 사과 껍질을 벗기고 채소를 손질했지만, 지금은 모두 가공된 형태의 식재료나 냉동 디저트류가 대량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면서 “조리 노동 강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지만 한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전국 급식소로 일시에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버렸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고는 풀무원 계열사인 푸드머스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학교급식 관련 대규모 식중독 사고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브랜드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학교급식 조달 구조에 대해서도 ‘대형 유통사 중심의 편의 위주 조달’에서 벗어나, 식품 안전성과 공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구조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