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하이트 제쳤다

  • 등록 2012.06.13 18: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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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 점유율 확대 가속, 하이트 재무구조 '빨간불'

시원한 맥주 생각이 나기 마련인 여름이다. 맥주 소비가 많은 시기다. 말 그대로 성수기다.
 
올해는 특히 이상고온 현상으로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여기에 유로 2012, 윔블던 테니스, 런던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까지 몰려 맥주업계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맥주소비량은 성인1명당 38.5ℓ(109병)를 마셨다.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수 임수정과 '챔피언' 황충재는 더운 여름 밤을 시원한 맥주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국내 맥주의 양대산맥 '카스'와 '하이트'를 선호했다.
 
카스 애호가 임수정, 하이트 즐겨 마시는 황충재

 
'연인들의 이야기'로 사랑받은 가수 임수정은 소문난 오비맥주의 '카스' 애호가다. 맥주를 참 좋아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 모델 활동을 할 때 첫 경험한 오비맥주 맛을 잊지 못한다.
 
임수정은 "미국 체류 당시 많은 맥주가 있었지만 그때 그 오비맥주 맛을 잊을 수 없어 향수처럼 그리워했다"며 "다른 맥주를 마시면 왠지 내 것이 아닌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오비 카스만을 고집한다"고 덧붙였다.
 
임수정은 신속 '소중한 당신' 발표 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복싱 웰터급 금메달리스트이자 전 동양웰터급 챔피언 황충재는 맥주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집에 돌아와 한 캔을 따고, 식사와 함께 맥주를 곁들이며, 잠들기 전에 마지막 한 캔을 딴다. 맥주는 그에게 '에너지 음료'인 셈이다.
 
그는 여러 가지 맥주 중에서 유독 하이트만을 찾는다. 황충재는 "세계의 갖가지 맥주를 마셔봤지만 하이트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황충재는 전 WBC 플라이급 세계챔피언 장정구와 후배양성을 위해 복싱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15년', 오비가 다시 왕좌를 찾는데 걸린 시간
 
오랜 시간 동안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는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올해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2월 오비의 전체 제품 출고량은 1328만9500 상자로 전체시장의 53.47%를 차지했다.
 
하이트 출고량은 1156만2900 상자로 점유율 46.53%를 기록했다. 지난해 1%포인트로 박빙이던 점유율 차이가 7% 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오비는 지난해 10월 하이트에 빼앗겼던 맥주시장 정상자리를 15년 만에 되찾았다.당시 오비 점유율(누적 판매량 기준)은 50.22%, 하이트 점유율은 49.78%였다.
 
하지만 두 회사 누적 점유율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커지는 모습이다. 50.51 대 49.49(2011년 11월), 50.52 대 49.48(2011년 12월)로 벌어지다가 올해부턴 오비가 확실히 치고 나가 두 회사 간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이트는 2007년 점유율이 60%에 육박했지만 이후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오비는 지난해 하이트를 처음 뒤집었을 때만 해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이트가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반사이익을 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엔 자신감이  부쩍 오른 모습이다. 이호림 오비맥주 대표는 지난 3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확실히 1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따라서 오비는 지금까지 전략을 정비해 기세를 더욱 뻗어간다는 계획이다.

오비 점유율 확대 가속, 하이트 꺾여
 
오비는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오비측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비슷한 점유율 상승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형섭 오비맥주 홍보이사는 "오비는 오래되고 일반적이지만 '사우스 어택'을 했다"며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이 강한 반면 영호남 지역은 오비3 하이트7 정도의 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지역을 꾸준히 마케팅 해 선두를 유지하며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며 "하이트는 사우스 지역 수성에 힘을 쏟으며 서울 및 수도권을 공략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이트맥주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나빠진 재무구조 개선과 합병통합 작업에 여념이 없어 점유율 경쟁에서 뒤쳐지는 양상이다.
 
최용운 하이트 홍보과장은 "부산과 서울 일부 지역에서 통합 영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전면으로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하반기에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비는 지난 4월 250억원을 투자해 이천공장에 '카스' 캔맥주 전용 생산라인 1개를 증설해 연간 캔맥주 1500만 상자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이천, 광주, 청원 등 3개 공장에서 생산한 캔맥주가 1억1000만 상자였음을 감안하면 총 생산량이 1억2500만 상자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오비는 캔맥주 생산라인 확대와 함께 3개 공장의 낙후된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3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탄력받은 오비와 달리 하이트는 지난 해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아직까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을 통해 양사가 가진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점유율은 하락추세다.
 
20%를 웃돌던 영업이익률도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합병으로 나빠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도 가중된 상태다. 합병 전인 2010년 말 129%이던 부채비율은 지난 해 말 149%로 올랐다.
 
하이트맥주가 갖고 있던 부채를 하이트진로가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떠안은 영향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57%에서 65%로 커졌다.
 
서명석 하이트 홍보팀 차장은 "글로벌 맥주 영업 강화를 위해 최근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로부터 맥주 상표권을 1800억원에 매입했다"며 "상표권을 직접 보유하게 돼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매입 대금을 치르기 위해 보유중이던 현금을 소진했다"고 전했다.
 
지난 해 말 연결기준 하이트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17억원. 최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1000억원은 회사채 상환에 사용했고, 1000억원이 남았음을 감안하면 상표권 매입 후 보유현금은 6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하이트는 서초동 본사 사옥을 미국 국적의 부동산 투자회사에 1700억원에 매각해 상표권 매입에 활용하려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하이트는 엠플러스자산운용과 재매각을 추진중이다. 재무개선을 위해 페르노리카코리아 보유 지분 30%도 매각을 진행중이다. 이 지분의 가치는 800억~9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이트는 서초동 사옥 외에도 1000억원 수준의 구 진로 건물 매각도 추진중이다.
 
서명석 차장은 "추진중인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140% 아래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품달' 김수현 vs '피겨여왕' 김연아
 
왕좌를 탈환한 오비는 효자품목 ‘카스’를 필두로 ‘카프리’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젊은 감각의 마케팅과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올 여름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한 TV CF 2탄 ‘카스 여름휴가’ 편을 공개하며 인기몰이에 힘을 더하고 있다. 프리미엄 맥주 ‘카프리’도 오비맥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탄산 함량을 높여 청량감을 강화하고 병 디자인도 모던하게 변경하는 등 변신에 나선 ‘카프리’는 20~30대 젊은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한 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항하는 하이트는 ‘New 하이트’, ‘맥스生’ 등 리뉴얼 제품을 필두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여름 성수기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나섰다. ‘New 하이트’ 제품 모델인 피겨스타 김연아의 ‘아이스포인트’ 댄스를 통한 광고 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이트는 김연아의 ‘아이스포인트’ TV CF에 이어 제작한  뮤직비디오를 블로그, SNS 등 각종 온라인 공간에 공개하고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푸드투데이 노지형 기자 jentle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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