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년 이어온 암과 인간의 전쟁

  • 등록 2011.07.07 12: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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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에서 튀어나온 덩어리를 살펴볼 때면 그것이 유방 전체로 퍼졌는지 알아보라. 유방 밑에 손을 대서 차가운지, 손을 댔을 때 거기에서 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지를 알아보라."
기원전 2625년경 살았던 이집트 의사 임호텝의 가르침이 담긴 파피루스 두루마리에는 유방암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등장한다.

  
'암'에 대한 최초의 기록인 이 임호텝의 글에는 '치료법' 항목에 '없음'이라고 간단히 기록돼 있다.

  
미국의 종양학자 겸 의사인 싯다르타 무케르지가 쓴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는 임호텝의 기록 이후 5천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여전히 정복하지 못한 미답지로 남아있는 암의 역사를 살펴본 책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암이 어떻게 등장했으며 암과의 전쟁에서 인류는 어디쯤 와 있는지, 암과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암 교양서'다.

  
임호텝의 글 외에도 아주 오랜 옛날에 암이 존재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페루의 평원에서 발견된 미라의 왼쪽 위팔에는 악성 뼈종양이 분명해 보이는 딱딱한 둥근 덩어리가 발견됐으며 이집트 미라에서도 복부암의 흔적이 나왔다.

  
저자는 "암은 '현대' 질병이기는커녕 인류 화석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질병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이후 현대까지 암 치료의 발전 과정을 자세하게 다룬다. 어려운 의학용어를 동원해 지극히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함께해 온 암의 역사를 흥미로운 이야기처럼 풀어냈다.

  
암세포는 분명히 우리 몸의 '불청객'이고 정상적인 신체 작용을 거스르는 '비정상'이다.

  
그러나 저자는 "정상 생리작용을 끊임없이 흉내내고 타락시키고 일탈시키는 암세포의 능력은 과연 '정상'이 무엇이냐는 불길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며 암 발병률의 증가 추세를 볼 때 "암은 정말로 새로운 정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도 "우리가 생전에 이 불멸의 질병과 맞닥뜨릴 것인가가 아니라, 언제 마주칠 것인가"이며 암은 박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이겨내야 할 대상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원제는 'The emperor of all maladies'

  
까치 펴냄 / 싯다르타 무케르지 지음 / 이한음 옮김 / 584쪽 /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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