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부분이 '밥 중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쌀과 밥은 우리와는 뗄 수 없는 음식이다.
음식문화평론가인 윤덕노 씨가 쓴 '신의 선물 밥'은 밥에 얽힌 역사와 문화 등 '밥에 대한 모든 것'을 다채롭게 풀어낸 책이다.
일간지 기자 출신인 저자는 그동안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 '장모님은 왜 씨암탉을 잡아주실까' 등 다양한 음식 관련 저서를 출간해왔다.
제목에서 밥을 '신의 선물'이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중국 신화 속에서 신들이 모여사는 곤륜산에는 구름을 뚫고 하늘로 치솟아 오른 엄청난 크기의 나무가 자란다. 이 나무의 이름이 목화(木禾). 글자 그대로 쌀나무다.
"고대 아시아 사람들은 그들의 주식인 밥을 짓는데 필요한 쌀을 신들의 땅인 곤륜산에서 자라는 쌀나무의 열매라고 보았던 것이다. 논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보통의 풀이 아니라 신들이 사는 신성한 곳에서 인간이 사는 땅으로 전해진 작물이 바로 벼인 것이다."(18쪽)
아무리 밥을 즐겨먹는다고 해도 밥의 종류를 꼽으라면 열 손가락을 넘기긴 어려울 테지만 조선시대 문헌에 나오는 밥은 그 이름만 90종류가 넘는다고 한다.
같은 보리밥도 꽁보리밥, 앵두보리밥, 겉보리밥, 피보리밥 등 여러 가지고 콩과 밥이 만난 음식에도 콩밥 외에 콩깻묵밥, 콩나물밥, 콩비지밥 등이 있다.
밥은 시대가 변할수록 진화하고 종류별 밥의 위상도 달라지는데 예전에는 형편없는 음식으로 여겨졌던 잡곡밥이 최근에는 웰빙음식으로 각광받는 것이 그 예다.
이 책에는 이밖에도 대보름 오곡밥과 비빔밥, 쌈밥 등의 유래와 필라프, 파에야, 리조또, 초밥 등 해외의 쌀요리, 김으로 싼 밥의 역사 등 밥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밥은 하늘이고 권력이며 욕망ㆍ본능"이라며 "밥을 계기로 우리의 삶에 대해, 너무 흔해서 소중한 줄 몰랐던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보리 펴냄 / 윤덕노 지음 / 352쪽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