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을 통제하는 '가격'의 비밀

  • 등록 2011.05.19 1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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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없다"는 경제학 보편의 원칙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모든 것의 가격'에 언급된 '모든 것'의 범주와 그 가격에 새삼 놀랄 수 있다.


저널리스트 출신의 에두아르도 포터가 쓴 이 책에는 상품과 노동뿐 아니라 생명, 신앙, 행복, 미래, 심지어 '공짜의 가격'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가격은 모든 곳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책 속에서 유무형의 가격들이 어떻게 인간을 움직이는지, 가격이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났을 때 어떤 손실을 가져오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종교의 경우, 사람들이 시간과 돈, 노력이라는 가격을 들여 "보험과 사회보장이 혼합된 형태"의 종교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비교적 쉽게 유추할 수 있는 구조다. 저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이 구조로 사람들의 종교생활을 설명한다.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더 종교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여성이 노동을 통해 버는 수입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에 종교에 투자해도 포기한 소득이 남성보다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비슷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은 층은 온건한 종교를, 교육 수준이 낮은 층은 더욱 엄격한 종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세속적 세계에서 많은 기회를 갖고 있는 사람, 즉 높은 임금을 받아서 시간에 대한 손실이 큰 사람은 엄격한 도덕적 규율을 지키다 보면 잃을 것이 많기 때문에 요구 사항이 어렵지 않은 신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중략)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장 열정적이고 엄격한 종교는 교육 수준이 가장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종교 외에 다른 곳에 종사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헌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다."(280쪽)


그런가하면 '공짜의 가격'은 너무나 매혹적인 '공짜'라는 환상 속에 숨어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에서 학생들에게 10달러짜리 아마존 기프트 카드를 1달러에 사거나 20달러짜리 기프트 카드를 8달러에 사라는 제안을 했더니 3분의 2가 20달러짜리를 택했다고 한다. 전자의 이득이 9달러, 후자가 12달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카드의 가격을 각각 1달러씩 낮춰 부르자 전원이 10달러짜리를 택했다. 20달러짜리를 7달러에 사면 13달러의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100% 공짜의 유혹을 이기지는 못한 것이다.

  
기업들은 이 매혹적인 공짜를 무기로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한편 그 대가는 늘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숨겨진 대가가 매우 값비쌀 수도 있다. 공짜라는 개념은 우리가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돈을 쓰게 할 수 있다."(206쪽)


이 책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철저하게 가격의 통제를 받고 있는지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일깨워준다. 원제 'The price of everything'


김영사 펴냄 /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 손민중ㆍ김홍래 옮김 / 364쪽 / 1만4000원.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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