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에 관한 불편한 진실

  • 등록 2011.05.05 15: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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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에 만원이 넘는 최고급 생수가 백화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워터 바'에서 맛 좋은 물을 권하는 '워터 소믈리에'까지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1초마다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생수병 마개를 연다고 한다.

  
대동강 물을 팔아넘긴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가 더이상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을 만큼 생수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피터 H. 글렉이 쓴 '생수, 그 치명적 유혹'은 '블루골드'라고까지 불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생수산업을 비판적으로 파헤치면서 마실 물의 미래를 짚어본 책이다.

  
생수산업이 단기간에 발전한 데에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불신을 키운 것은 생수업체였다. 생수업체들은 자사의 제품을 선전할 때 '깨끗함' '안전' '믿음'을 내세웠고 최고의 경쟁상대인 수돗물에 대해서는 '독약'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공격했다.

  
그렇다면 과연 생수는 안전한가?


이 책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생수업체는 수돗물에 비해 훨씬 허술한 규제 아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생수 규제가 전혀 없는 주(州)도 있다.

  
이름에 '북극' '빙하' 등을 내세운 생수들은 대부분 미국 내 취수원에서 길어온 것들이며, 병에 부착된 성분표에는 그 안에 든 많은 광물질 정보 대신 '열량 0, 콜레스테롤 0, 나트륨 0' 등의 무의미한 정보만 담겨있다.

 
 "우리가 사는 물병에 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그것이 물이기를 바라고 물이란 것도 알지만 그게 어떤 물인지는 거의 모르며, 겉으로는 그럴싸한 이름과 역사적 연관성을 풍기지만 대체 어디서 온 물인지 알지 못한다. 그 물이 깨끗하고 위생적인 물이라고 짐작해 보지만 그런 생각은 틀릴 가능성이 농후하며, 어떤 처리와 검사를 거쳤고 그 결과는 어떠했을지도 전혀 모른다."(81쪽)


이뿐만이 아니다. 생수가 담긴 플라스틱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사막에 세워진 생수공장 탓에 오아시스는 고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수자원 전문가인 저자는 책에서 '공공재'였던 물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익률 높은 '상품'이 된 과정을 여러 측면에서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다.

  
책 속 내용이 대부분 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한계가 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책 말미에는 '한국의 생수는 안녕한가?'라는 제목으로 환경운동연합이 국내 생수산업을 분석한 글이 부록으로 실렸다.

  
염형철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한국에서도 명백한 것은 생수는 합리적인 상품이 아니며 현대인의 왜곡된 인식과 허황된 본능이 불러온 기형적 상품일 뿐이라는 점"이라며 "생수를 적정하게 평가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시민운동, 시민 실천이 있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추수밭 펴냄 / 피터 H. 글렉 지음 / 환경운동연합 옮김 / 280쪽 / 1만3800원.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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