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피자 한 판에 숨은 불편한 진실 파헤쳐

  • 등록 2011.04.28 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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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경제전문기자 파울 트룸머는 어느 날 냉동 피자를 먹다가 상자에 적힌 성분표를 들여다보게 된다.

  
밀가루, 토마토, 살라미, 올리브유, 오레가노, 파슬리, 이스트 등 열네 가지나 되는 목록을 보던 그는 문득 '이 첨가물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파울 트룸머가 쓴 '피자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는 냉동 피자의 생산과정을 추적하며 '값싸고 맛있는' 가공식품의 이면에 담긴 진실을 파헤친 책이다.

  
피자 공장에서 시작해 밀가루를 만든 방앗간, 토마토 재배 농장, 육류 공장, 치즈 공장에서 운송업체까지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저자는 피자를 마음 편히 즐길 수만은 없는 몇 가지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가령 밀 농장에서는 극심한 시장 가격 변동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한 소농민들의 현실을 목도한다.

  
해마다 춤을 추는 곡물가격 때문에 다음해에 얼마나 재배해야 할지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대형 제분업체들 역시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농가에만 전가하려 해 장기계약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토마토 농장에서는 수확철에 필요한 일손을 불법체류자들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했고 더 빨리, 더 많은 토마토를 생산하기 위해 화학약품의 도움을 받았다.

  
육류 공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소와 돼지를 사육하고 도축하는 과정과 '맛있는 고기'를 만들기 위한 품종 변형, 그리고 가축들이 도축되기 전까지 먹은 유전자 변형 사료의 위험성까지 생각하면 피자에 들어가는 살라미 한 조각조차 상당히 불편해진다.

  
냉동피자 한 판에서 건강과 환경, 경제까지를 생각하고 있는 이 책은 피자를 매개로 했지만 결국 자극적인 맛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현대인의 밥상을 점령해버린 '가공식품' 전체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바른 식생활을 위해 '육류 섭취를 줄여라'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라'와 같은 조언을 전하는 저자는 식생활 개선을 위한 해법으로 무엇보다 '소비자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이 세상에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우리를 '소비자'로서 위치하게끔 하는 그 힘이 바로 이러한 영향력 행사를 가능하게 한다. 오직 분기 수익이 대기업의 보증수표가 되고 있는 사회에서 소비자들의 제품 거부는 그야말로 막강한 투표권이라 할 수 있다."(310-311쪽)


더난출판 펴냄 / 파울 트룸머 지은 / 김세나 옮김. 344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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