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랑어마저 외면하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연근해 해역의 저수온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 들어 참다랑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이 집계한 참다랑어 2011년 위판 실적은 지난 1월 1억280만7000원(6만1497㎏)을 시작으로 2월 1억3546만5000원(3만4962㎏)을 기록하다 3월 들어서는 27일 현재 4521만2000원(1만4868㎏)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이맘때 상품성이 높은 대형 참다랑어가 잇따라 올라오면서 하루에 많게는 7억 원 이상 위판 되는 등 매년 3월이면 참다랑어가 제철을 맞는다. 지난해 3월 1일부터 23일까지 부산공동어시장이 올린 참다랑어 위판 실적은 30억 원(전체 물량은 35만여 ㎏)에 달한다.
그나마 올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된 참다랑어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작은 어종이 대부분이어서 대형선망에서 조업하는 어업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에서도 "정말 올해 참다랑어 구경하기 어렵다"는 말을 흘러나오고 있다. 대형선망수협의 한창은 지도과장은 "예년에는 이 시점에 조업을 나간 어선들이 돌아오면 대형 참다랑어 어획 소식이 심심찮게 나왔지만, 올해는 빈손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조업을 나갔다가 일시에 남항으로 돌아온 대형선망의 어선들도 '풍어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어획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3일 오전 7시 출항해 앞으로 한 달간 조업하는 대형선망 어선들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참다랑어 어획량이 급감해도 현장의 음식점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적어 '참치회' 등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피부로 못 느끼고 있다. 음식점 등은 보통 4~5년 전부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례여서 상당 기간 참다랑어 비축분이 식당가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다랑어 어획량 급감 현상이 장기화하면 소비자들이 싱싱한 '참치회' 맛을 못 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선망수협 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난류성 어류인 참다랑어가 우리나라 연근해로 회유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금영수산의 박상호 대표는 "저수온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예년보다 참다랑어 회유가 한 달 정도 늦은 것 같다"며 앞으로 바다 환경을 더 지켜보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국립수산과학원 측도 수온이 높아지는 오는 4, 5월을 지나 6월까지 어획량 등을 점검한 뒤 정확한 진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수산과학원의 자원관리과 유준택 박사는 "주로 제주도 연근해에서 많이 잡히는 참다랑어가 아직은 대량 회유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저수온에다 전갱이 등 참다랑어가 좋아하는 먹잇감도 제때 분포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지금과 같은 현상이 지속할지는 상반기를 지나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다랑어 어획량 급감이 해마다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문 참다랑어의 양식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