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한파와 가뭄으로 경남 하동군에서 재배되는 녹차 대부분이 동해(凍害)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하동군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군내 1947농가에서 재배하는 전체 녹차 재배지 1010㏊를 대상으로 정밀현장조사를 한 결과, 1748농가의 941㏊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재배면적 기준으로 93.2%가 피해를 본 셈이다.
동해로 뿌리의 수분흡수 능력이 떨어져 잎과 가지가 말라죽는 청고(靑枯)현상과 잎이 붉게 말라 죽는 적고(赤枯)현상이 발생했다고 하동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따라서 4월 초순께 딴 첫 잎으로 만드는 우전(雨前)이나 곡우(4월20일)를 전후로 생산하는 곡우(穀雨), 세작(細雀) 등 고급 차는 제때 수확하기 어렵고 생산량도 많이 감소할 것으로 하동군은 예상하고 있다.
하동군은 피해 농가 중 1000㎡ 미만 농가를 제외한 1393 농가(재배면적 881㏊)를 재난복구비 지원 대상으로 정해 생계지원 10억7678만원과 농약비 3억8071만원, 자녀학자금 300만원 등 14억6050만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또 농업경영자금과 양축 자금을 빌린 농가의 융자금 상환 연기와 이자감면을 요청했다.
하동군 관계자는 "녹차재배 농가들이 동해로 올해 우전 등 고급 차를 생산할 수 없어 50여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동군에서 요청한 복구비 등을 꼭 지원해 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