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 비장의 무기 '냉면'

  • 등록 2011.02.23 18:11:16
크게보기

우리의 대중음식중 하나인 냉면은 이미 전 세계 식탁을 점령한 보편성을 가진 면류 한식이다. 면류는 면·국물·고명과 양념을 조금만 다르게 결합하면 무궁무진하게 변하는 창의성과 다양성을 가진 음식이다.

어떤 지역의 음식 문화와 만나느냐에 따라 변신할 수 있어 3000년 동안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인의 인기 메뉴로 살아남았다.

나아가 우주의 식탁까지 넘보는 태생적으로 퓨전코드를 가진 기묘한 음식이라고 ‘누들 로드’ 저자는 말했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음식을 좋아하지만 그 중 냉면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선 시원하다는 것이었다. 외국에는 사실 우리나라의 시원한 냉면 같은 음식이 많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시원하고 거기에다 깔끔한 맛이 일품인 우리나라의 냉면을 좋아하고 또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냉면은 대체적으로 평양냉면이라고 한다. 그 밖에 함흥냉면, 칡냉면 등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냉면을 좋아한다고 한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의 폴 솅크 식음료 이사는 한식을 “너무나 훌륭한 음식이지만 세상에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 중 하나죠. 그래서 저는 한식을 비밀이라 부릅니다. 확신컨대, 한식이 세계적인 음식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라고 말한다.

그는 한식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누구보다 굳게 믿고 있는 외국인 쉐프중 한사람인것이다.

한식의 어떤 점이 베테랑 셰프인 그를 사로잡았을까? 그것은 독특함이다. 세상의 국수라고 생긴 음식은 거의 다 먹어봤지만 냉면 같은 국수는 처음이란다.

그리고 한식을 제외한 세계 어느 나라 음식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는 냉면뿐만이 아니라 한식에는 무수히 많다며 덧붙였다.

한 번이라도 먹어본 경험 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세계인에게 우리 음식을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냉면은 더 이상 그림의 떡이 아니다.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산업화한 냉면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냉동이나 냉장의 보관 한계를 벗어나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냉면 제품이 나올 만큼, 우리나라의 면 제조 기술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냉면은 매우 차가운 음식이란 특성상 세계화가 쉽지 않은 음식 종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냉면은 메뉴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고 사이드 메뉴의 부족과 같은 특성으로 인해 세계화가 쉽지 않은 품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냉면이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만큼 온면 등 현지인의 기호에 맞춘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편의성을 높인다면 세계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냉면은 차가운 음식으로 맛의 다양성을 추구하는데 한계가 있고 한국인의 정서상 정형성이 강해 메뉴의 변형이 어렵다.

그러나 매운 맛을 조절한 다양한 맛의 다대기 개발을 통해 맛을 다양화하고 온면이나 볶음면 등 현지인의 기호에 맞춘 메뉴를 개발한다면 세계화 가능성이 있다고 가늠한다.

일본의 라면 체인인 아지센 라면사는 라면 외 사이드메뉴가 30여 가지나 된다. 우리의 냉면도 그 세계화방안으로 에피타이저와 후식 등 냉면을 메인 요리로 한 다양한 종류의 사이드 메뉴 개발과 고명 등 첨가메뉴의 다양화와 고급화 개발이 절실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도 한식 세계화 사업을 주요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반도체 산업의 약 15배에 달하는 규모의 세계 식품산업 시장이다.

뜨거운 여름 불볕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냉면의 참맛, 엄동설한의 추위 속에서 살얼음 동동 떠 있는 냉면을 먹으며 추위를 이겨온 ‘코리안 패러독스’의 독특한 냉면 문화. 구한말 나라 걱정에 잠 못 이룬 밤 불면증을 달래준 ‘배동치미 냉면’에 대한 고종의 편애.

한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듬뿍 받고 있는 면(麵) 요리의 대표주자인 냉면은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있는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냉면의 공업화가 이뤄줬지만 아직까지 직접 조리한 외식업소 냉면의 맛을 따라잡는 것은 역부족이므로 맛을 배가시킨 제품의 대량생산이 필요하고 가정용 개별포장 제품뿐만 아니라 업소용 포장제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냉면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냉면 품질의 표준화 및 평가기준 설정, 면의 관능적 특성 비교연구, HMR로서의 편의성 증진, 냉면의 다양화, 연구조리사 육성 등의 선행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사실 한식당에 가보면 너무 많은 음식이 메뉴에 나열되어 있다.

또한 그 많은 메뉴들의 영어 표기법이 천차만별이다. 그런 까닭에 우리가 사용하는 음식의 고유 명사를 그대로 영어로 표기하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메뉴에 냉면 을 표기할 때 냉면의 뜻을 풀이해서 Cold Noodles 라고 하기 보다는 고유명사인 Naengmyeon 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한국을 알리는 데 더 효과적이다.

그리고 냉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사진과 함께 메뉴의 밑부분에 게제하는 것이 외국인들로 하여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가 있다.

현재 한국 음식에 대한 올바른 영문 표기법이 완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식당에서 제대로 된 영문 표기법을 메뉴에 반영해서 사용하는 곳은 별로 없다.

통일된 영문 표기법을 사용하면 과거 한국인의 소개로 냉면을 먹어본 경험이 있는 외국인이 다시 냉면이 그리워서 한식당을 찾았을 때 복잡한 설명 없이도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쉽게 찾아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송인 이한우로 많이 알려진 한국관광공사장 이참씨가 예전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한식의 세계화에 관하여 인터뷰 중 했던 말이다.

“한국 식당에 찾아가서 손짓 발짓을 해가며 주문을 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냉면인 것 같은데 그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유럽의 국수 유리는 따뜻한 국물 요리가 대부분인데 일단 그 요리는 국물이 차가워서 이상했습니다. 국물 색깔도 설거지를 하다 만 것 같았고요. 게다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다 요리를 내오는데, 유럽에서 스테인리스 그릇은 개밥으로 통하거든요. 그래서 ‘남들이 먹다 남은 걸 주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다 먹지 못하고 식당을 나왔습니다.” 이것이 이참씨가, 조금 부풀려 나아가서는 외국인들이 느끼는 냉면의 첫인상이라고 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냉면, 그 차가운 면요리에 생소한 세계인들은 우선 차가운 육수에 놀라고 새하얀 면이 아닌 누르스름한 면에도 놀라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에겐 가장 친숙한 스테인리스 그릇까지... 처음부터 세계화를 하려고 만들어진 메뉴가 아니었기에 그저 우리는 세계인들의 입맛과 기호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음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식문화를 반영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해외 한국음식점들은 이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식의 잘못된 변형도 중요한 문제점으로 꼽을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한국식당이 처음 오픈 할 때만 한식조리사를 고용하고 인건비 등의 문제로 몇 개월 후에는 멕시코 요리사로 교체해 결국 멕시코식 한국음식이 마치 한국음식인양 외국인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한국음식의 세계화는 전략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장기적인 투자와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한식을 음식을 파는 외식사업이 아닌 문화를 공유하는 외식문화산업으로 발전해야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다.

향후 해외 한식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음식이 맛있어서 찾는 식당보다는 테마가 있어서 찾는 식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며 이것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스타 셰프를 꿈꾸는 예비 조리사들을 위해,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국제적 감각의 인력 개발이 중요하다.

특히 언어의 한계성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제적 감각을 가진 한식조리사 양성이 시급하며 이러한 노력이 냉면을, 그리고 우리의 전반적인 한식을 널리널리 알리는데 일조할 것이다.

한식의 세계화 전략은 무엇일까? 한식의 장점을 살려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자란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햄버거를 먹듯, 한식도 높은 가격과 강한 맛 등의 한계점을 보완해 어린이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만든다면 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한식을 거부감 없이 찾게 돼 결국 남녀노소가 찾는 대표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재의 양성도 필요하다. 일본 역시 ‘일식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 역시 한식을 제대로 만들고 전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