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교수의 건강코디>부침개! 이제 세계인의 먹거리로

  • 등록 2011.02.16 1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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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생활의 다변화로 인하여 세계 각국 어디서나 다양한 문화들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때문에 굳이 그 나라에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문화를 통해 우리는 그 나라의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일본의 초밥인데, 전 세계적으로 초밥은 고급음식으로 인식되어 있다.

세계인들은 비싼 음식, 아무나 못 먹은 음식인 초밥을 통해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를 비싸고 고급스러운 국가로 인식하는 것이다.

음식문화의 수출을 위해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와 같이 음식은 나라의 이미지와 대중성을 형성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때문에 한국 역시 한국의 음식은 웰빙 음식으로써 세계 속에 점점 인지도를 드높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방법들이 많이 남아 있고 해외에서의 한국음식의 인지도도 사실상 다른 나라의 음식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이제 우리도 한국음식이 세계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해보고 이에 맞는 전략과 문제점에 따른 해결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 동래파전

대한민국 서민의 영원한 간식거리, 안주거리인 부침개는 전의 일종으로 대부분이 달걀과 밀가루로 이루어진 팬케이크와 같은 한국의 요리이다.

파를 넣는다는 점에서 중국의 파기름떡과 비슷하다. 또, 여러 재료를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피자로 비유하기도 하다.

이를테면 김치라든지,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 식품을 당근, 양파와 같은 다른 야채와 함께 곁들일 수 있다. 우리는 부침개를 막걸리와 함께 자주 먹는다.

지금으로부터 70여년전 부산의 생활·문화 중심지였던 동래 장터의 별미는 뭐니뭐니 해도 동래파전을 꼽을 수 있다. 그 동래파전을 맛보는 재미로 장터를 찾았다고 증언한다.

바로 이것이라고 내놓을 만 한 게 없는 부산의 음식 문화 속에서 동래파전은 그나마 지역성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대표 음식으로 생각해 왔다는 말이다.

동래파전에 부산의 어떤 지역성이 숨어있느냐고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우선파전 속을 뒤적여야 할 것 같다.

동래파전에는 파, 미나리, 대합, 홍합, 굴, 새우,조갯살, 쇠고기, 달걀 등 주 식품 재료 외에도 찹쌀 및 멥쌀가루, 식물유, 맛국물재료인 멸치와 다시마, 양념 등 10종류 이상의 식품이 들어있다.

동래파전의 주재료 가운데 하나인 파는 기장지역의 특산물이었다. 기초적인 약재의 성분과 효능을 기록한 사서 제민요술은 1200년전 통일신라시대 중국에서 파 모종을 가져와 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 미나리는 기장 인접지역인 언양에서 지금까지 생산하고 있고 해산물은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파를 넣고 부침개를 만든 파전이 다른 지역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래파전은 독특한 재료 배합과 맛으로 그 명성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동래파전을 영양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더욱 돋보이는 음식임을 알 수 있다. 비타민이 풍부한 파, 미나리, 알라닌·글리신·플로린·글루타민산 등 글리코겐과 칼슘이 풍부한 해산물, 완전 식품인 달걀까지 들어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파전은 보기만 해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청색, 황색, 백색, 흑색, 적색 등이 골고루 조화돼 우주 만물을 형성하는 원기와 오행에 근거한 만물의 조화가 담겨져 있다.

우리의 전통음식은 기름이 귀한 탓에 튀기거나 볶는 조리법이 드물고 주로 삶거나 부치는 정도였다. 특히 전은 다른 나라에서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 가운데 하나다.

동래파전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긴 하지만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에게 동래파전은 다소 부담스러운 음식이다. 신선한 해산물과 영양이 풍부한 파, 미나리 등이 든 동래파전이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갖은 양념을 넣어 찹쌀가루로 만든 동래파전은 일본인 관광객들도 즐긴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오코노미야끼의 원조는 우리나라의 동래파전이라고 볼 수 있다. 두꺼운 철판위에 양념을 곁들여 구워 먹는 오코노미야끼는 솥뚜껑에 지그시 구워내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파전을 본 딴듯하다.

파전의 재료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한입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고 양념장을 다양화해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시대적 섭식형태의 변천을 고려하고 식품 자체 기호도의 변화에 맞춘다면 파전은 우리음식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경쟁력 있는 음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피자보다 더 영양적인 우리음식

뿐만 아니라 빈대떡 또한 영양적인 측면에서 더 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한 음식이다. 빈대떡은 녹두로 만든 음식이어서 단백질이 풍부하다.

오래전엔 고기를 자주 먹지 못하는 민초들에게 영양가를 보충해주는 음식이기도 했다. 특히 녹두는 한방에서 피부병 치료와 해독,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으며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고 나와 있다. 민초들의 허기를 달래고 건강까지 알뜰하게 챙겨주는 데 빈대떡만한 음식이 없었던 것이다.

빈대떡은 특별한 날에 풍성함을 더하기 위한 음식에 그치지 않았다. 장안의 큰 부자들은 곤궁기에 빈대떡을 부쳐 나와서는 “OOO집의 적선이요”라며 배곯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고 한다. 구황식품이기도 했던 것이다. 가난한 이를 위해 음식을 나누는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침개를 당기게 만드는 것은 입이 아니라 몸이다. 사람의 몸은 습기가 많고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기름기 있는 음식을 원하다.

또 우리 몸은 하루라도 햇볕을 보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피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혈당도 떨어진다. 마음도 특별한 이유 없이 울적해진다. 이런 데이터는 뇌를 자극하고 우리 몸은 따뜻한 밀가루 음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부침개가 당기는 것이다.

비오는 날의 단골메뉴로 부침개가 자리 잡은 게 우연이 아닌 것이다. 거기다가 부침개는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간식이다.

또 대다수 국민이 농사를 짓고 살던 시절에 비라도 오면 논일·밭일을 할 수 없었다. 이런 날이면 부침개를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 했을 법하다.

최근 막걸리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빈대떡과 부침개의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다. 장마철 계절음식, 잔치음식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음식이 되고 있다.

부침개는 한국 사람보다 외국인이 더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외국인들은 피자보다 우리 부침개가 입에 더 잘 맞는다고 한다.

이러한 부침개는 김치, 불고기와 더불어 외국인이 좋아하는 3대 기호요리가 되었다. 외국 부인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빈대떡이 선호도 1위였다. 빈대떡의 맛이 우리 전통음식의 국제화에 선도적 역할을 한 셈이다.

부침개의 글로벌화 서둘러야

사실 부침요리는 나라마다 고유한 것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부침개 문화는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중국의 전핑, 일본의 오코노미야키, 베트남의 반카이(강황을 넣은 쌀가루 부침개), 인도의 도사, 이탈리아의 피자 등은 세계에 잘 알려진 부침요리다. 아직까지 이런 반열에 우리 부침개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산 부침개’ 피자에 밀려 우리 부침개가 우리에게 조차 외면당하고 있지만 적어도 부침개가 국제식품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부침개의 세계화의 시작은 결국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다. 친한 벗들과 어울려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 하면 어떨까.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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