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할랄식품 시장, 급성장속 신뢰성 논란

  • 등록 2011.02.14 16: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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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할랄 식품(이슬람 율법에 맞게 만들어진 식품)' 시장이 최근 신뢰성 논란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카지노가 네슬레 계열사 헤르타의 할랄 닭고기 소시지의 판매를 이달 초부터 중단하는 등 이 소시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한 할랄 관련 사이트가 이 소시지를 검사한 결과 무슬림에게 금기인 돼지고기 성분이 나왔다고 발표하면서부터.

헤르타는 자체 검사 결과 돼지고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으나 논란이 계속되면서 무슬림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자 결국 카지노가 가장 엄격한 할랄 표준 인증을 보장하기 위해 자체 검사를 실시한다며 판매를 중단하게 된 것.

이번 사안은 최근 프랑스에서 일고 있는 할랄 식품 신뢰성 관련 논란 중 일부에 불과하다.

수개월 전부터 프랑스에서는 일부 양계업체들이 할랄 인증에 필요한 수동식 도축, 즉 손으로 목을 따고 피를 빼는 과정이 아닌 기계화 도축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프랑스에서 할랄 표시가 된 닭 등 가금류 식품 중 최대 90%가 가장 기초적, 일반적인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프랑스에서 할랄 인증의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점으로, 대신 식품회사들은 프랑스 내 여러 이슬람 분파들이 각자 따르는 기준을 제각각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할랄 식품 전문가 압바스 벤달리는 "프랑스 할랄 식품의 문제는 파리, 에브리, 리옹의 3대 모스크가 각각 다른 기준으로 인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여러 민족적 기원, 관습, 취향, 습관의 모자이크인 프랑스 무슬림 사회가 대립을 극복하고 할랄 식품을 규제하는 단일 시스템을 마련하기 전에는 할랄 식품 시장은 계속 분열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76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프랑스 할랄 식품 산업은 프랑스 내 가장 급성장하는 틈새시장 중 하나이나, 프랑스의 다양하고 상호 이질적인 무슬림 인구 구성을 감안하면 할랄 표준 합의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타임은 전망했다.

한편 영국 일간 메일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일부 학교들이 할랄식 육류만을 제공한다는 우려와 관련해 영국 국교회가 산하 학교들에게 비(非)할랄 식품을 반드시 급식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학교, 병원, 퍼브 등지에서 할랄 식품이 널리 보급돼 있으나 할랄 표시가 제대로 안 돼 있어 사람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먹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국교회 신자들의 불평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국교회 고위성직자인 앨리슨 루오프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할랄 육류를 먹음으로써 우리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무슬림들을 화나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지만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기독교적 가치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및 기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크리스천 무슬림 포럼도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에게 할랄 식품을 먹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식품 매장, 급식 기관, 관계 당국에게 할랄 식품을 합당하게 표시할 것을 촉구했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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