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S/S기획⓺]1988년 여름, 압구정동에 상륙한 자본주의 맛 ‘맥도날드’

2024.06.17 17:13:05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쌍문동 소녀 덕선이는 왜 압구정동에서 친구를 만났을까?

 

쌍문동에 살고 있는 여학생 덕선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그 시절 가장 핫한 외식장소였던 맥도날드를 찾는다. 쌍문동과 압구정동, 지금도 가까운 거리가 아니지만 버스 노선과 지하철 노선이 단출했을 것이다.

2024년은 롯데리아와 버거킹 등 토종 브랜드와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버거 춘추전국시대지만 덕선이가 살던 시절은 1980년대였다. 제과점 햄버거가 아닌 미국 맛 햄버거를 경험한 덕선이와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1988년은 한국의 서울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개최한 해이기도 하지만 맥도날드가 한국시장에 진출한 시기이기도 하다.

첫 영업일에 수백 명의 고객들이 매장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며 ‘오픈런’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판매된 메뉴 ‘햄버거’의 가격은 900원, 치즈버거는 1000원, 빅맥은 2400원이었다. 맥도날드 압구정점은 하루 평균 3000명씩 방문하면서 2007년 폐점할 때까지 트렌디한 공간이 많은 압구정동에서도 약속 장소를 정하거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명소로 군림했다.

 

미국의 상징 ‘맥도날드’에 한국적인 색채를 입히다

올림픽을 계기로 생활 수준이 높아진 한국 사람들은 입맛도 빠르게 서구화됐다. 맥도날드는 이 기회를 틈 타 1992년 업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를 국내에 도입했다. 1997년부터는 한국 시장 한정 '로컬 메뉴'를 본격적으로 개발해 불고기 버거를 출시했고 2005년에는 업계 최초로 24시간 매장 오픈 서비스를 시작했다.

1997년부터 내놓은 한국 맥도날드의 ‘로컬’ 메뉴 수는 115종에 달한다. 특히, 불고기버거(1997년)와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2003년), 슈슈・슈비버거(2016년), 맥크리스피(2022년) 등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버거’로 통한다.

 

특히, 한국의 맛 프로젝트의 첫 번째 메뉴였던 ‘창녕 갈릭 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약 160만 개 판매량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창녕 갈릭 버거는 지난 3년간 약 132t에 달하는 창녕 마늘을 수급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지자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져, 경남 창녕군은 지난 2022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도 통합 경진대회에서 '시·군 사례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창녕 갈릭 버거는 지난 3년간 약 132t에 달하는 창녕 마늘을 수급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지자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져, 경남 창녕군은 지난 2022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도 통합 경진대회에서 '시·군 사례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두 번째 프로젝트인 보성 녹차를 먹여 키운 충청 지역의 양돈으로 만든 ‘보성녹돈 버거’다. 맥도날드의 보성녹돈 버거는 지난해에만 총 140t의 녹돈을 수급해, 보성 녹차 농가와 충청 지역 양돈 농가와의 상생 효과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세 번째 주자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겟 버거’ 역시 히트작이다. 출시 당시 일주일 만에 50만 개, 한 달간 약 150만 개가 팔렸다. 이 프로젝트로 진도산 대파 약 100t을 수급했고 진도 대파 버거 또한 조기 품절로 재출시 요청이 계속되자 재판매한 바 있다.

 

또, 대파의 주산지로 진도를 널리 알렸다는 점과 다량의 대파 수매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진도군수 표창을 받았다.

 

버거 외에도 △나주배 칠러 △제주 한라봉 칠러 △허니 버터 인절미 후라이 등 맥도날드 한국의 맛 메뉴들은 지난해 말까지 1900만 개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친근하지만 뻔하지 않은 구성...전 세계 강타한 ‘BTS 세트’

맥도날드는 한국적인 재료에서 그치지 않고 ‘K-컬처’를 덧입히기도 했다. 2021년 맥도날드를 보랏빛으로 물들이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BTS 세트’와 올해 3월 인기 아이돌 뉴진스와 협업한 ‘뉴진스 버거'는 한국에서 개발해 해외로 수출로 사례로 꼽힌다.

 

특히, ‘BTS세트’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판매 첫날 해당 세트를 구입하기 위한 고객이 몰려 일부 매장이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한국의 매장 역시 ‘BTS 세트’ 출시 전 4주간 하루 평균 판매량보다 283% 급증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1988년에 하루 고객 3000명, 연매출 17억을 기록했던 한국맥도날드가 이제 매일 40만 명이 찾는 연 매출 1조원의 기업이 됐다.

 

한국맥도날드는 2030년까지 매장을 총 50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 맥도날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2016년도부터 이슈가 되고 있는 매각에 대한 문제부터 과열된 햄버거 시장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업이익 개선도 시급하다.

 

인생사도 기업사도 고점이 있으면 저점도 존재한다. 지금 머물고 있는 상황이 어느 지점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2024년의 여름이 맥도날드에게 또 다른 성장기의 시작일지, 성숙기에 접어든 시기일지 맥도날드 만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푸드투데이 조성윤 기자 w74360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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