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종주국 이대로는 안 된다' 인삼산업 활성화 방안 간담회 개최

[푸드투데이=김병주,최윤해기자] 최근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 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인삼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삼산업법 개정과 국내 토종 종자 보호, 원료삼의 안전성 확보, 원산지 둔갑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삼업계는 27일 충남 금산 고려인삼연합회에서 열린 '인삼종주국 이대로는 안 된다' 인삼산업 활성화 방안 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이 우리 농산물을 위기에 몰아 넣고 있고 그 중 인삼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밟히고 정부에 인삼산업 활성화 대책을 요구했다.

고려인삼연합회와 푸드투데이.문화투데이가 주최한 이날 간담회에는 황광보 고려인삼연합회장, 이종열 삼화삼업사회장, 강원구 청정인삼대표, 한정만 금산이 아름답다대표, 강근묵 유창산업대표가 참석해 국내 인삼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내놨다.

인삼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규모는 약 3조원으로 이중 인삼시장 규모는 약 1조 8000억원이다. 국내 인삼시장은 KGC인삼공사과 농협홍삼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정관장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9300여 억원에 이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김영란 법 시행으로 인삼산업에서 연간 3200억~37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되고 농가에서는 농가당 약 500만원의 수익감소를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KGC인삼공사와 농협홍삼 등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기업의 인삼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인삼농가들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삼산업법에 따라 원료를 0.35%만 넣어도 인삼제품으로 인정돼 제품 재고량이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광보 고려인삼연합회장은 "김영란법이 우리 농산물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그 중 인삼은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다"며 "식재면적이 40%나 감소한 점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경작면적의 증가, 인삼재배기술의 발달로 생산물량이 증가하고 인삼소비의 저변을 확대하는 선순환이 이어졌으나 최근에는 경기둔화와 소비, 수출감소로 국내의 인삼제품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2000년~200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4630ha이던 식재면적이 2010년~2015년까지 연평균 3151ha로 과거 10년간의 식재면적 대비 ⅔수준으로 감소됐다.

황 회장은 "대한민국은 인삼의 종주국으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지만 계약재배축소, 판매의 불확실성, 수출부진과 김영란법으로 인한 인삼의 피해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삼은 최소한 4년은 길러야 하는 다년생식물로 매년 식재면적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경우 AI로 인한 계란대란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생산에 대한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중한 국산 인삼 종자가 대량으로 밀반출되면 타국에서 생산된 인삼이 한국산으로 둔갑 판매돼 인삼의 수출길이 좁아지고 시장을 뺏길 수 있다. 인삼 종자를 소중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고 "현재 인삼을 수출하고 있는 중화권을 비롯한 10개국 시장에 대한 집중과 그 외 아시아권과 구소련권, 아프리카의 신 시장개척으로 다변화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국내에서는 인삼을 식품으로 분류하나 화교권과 유럽은 의약품으로 분류돼 약리작용에 대한 학문적 자료로 전문지 홍보와 학술대회를 통한 언론홍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고려인삼은 열이 있어 먹으면 코피를 쏟는다는 승열작용에 대한 오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한류를 통한 접근성 있는 홍보와 인삼의 종주국다운 전시, 홍보 판매관 건립, 관광객 대상 구경거리 제공 등을 실천한다면 큰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삼은 소수라도 부적합 인삼이 발견되면 국내외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으로 반드시 채굴 전 잔류농약검사를 의무화 하는 등 원료삼의 안정성을 마련해야한다"며 "올해 지구의 온난화 현상으로 인체 뿐 아니라 식물, 인삼작황에도 영향을 받은 만큼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는 한반도 기후에 적합한 종자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또 "백삼류가 면세인 것 같이 수삼에 단순 열처리해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농산물인 태극삼류와 홍삼류에 부가가치세를 면세해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인삼의 누적재고를 소비시켜 농가의 판로확대로 생산을 원활하게 유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삼산업법시행령 제4조(검사의 예외)조항 삭제 인삼제품류의 제조자에게 판매하는 경우 검사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데 투명성을 제고하고 안전성을 확보해 일부 업체에서 중국산 원료를 국내산으로 속여 불법으로 유통하는 근원을 차단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열 삼화삼업사회장은 “인삼이 10년간 제배면적이 40%로 줄어든 원인은 한 마디로 생산을 해도 적자가 나기 때문에 생산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한국산 종자가 중국으로 넘어가 국내산과 유사한 제품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돼 우리나라 경쟁력을 잃어버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 회장는 “3대째 인삼을 업으로 경작을 하고 경영을 해왔고 50년간 투신해왔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국은 처음이고 토종 종자를 무방비하게 반출하는 나라는 없다"며 "1년 동안 넘어간 같은 종자로 된 중국산 인삼이 국내 시장에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오는데 경쟁을 할 수가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강근묵 유창산업대표는 "금산에서 5대째 인삼 제조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인삼시장이 급격하게 변화됨에도 불구, 정책의 변화는 없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정만 금산이아름답다대표는 “금산에서 20년 동안 인삼 관련 수출을 하고 있지만 현재 인삼시장은 붕괴됐다"라며 “원료산업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인삼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국산 불법 원산지 표기 단속을 철저히 할 것을 정부에 강력 촉구했다.

강원구 청정인삼 대표는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소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 눈으로 직접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다시 인삼종지국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고려인삼은 그 명성에 걸맞게 해외에서 통영되며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인삼만을 지칭하고 WTO의 TRIC'S규정과 국내상표법에 의해 ‘고려’라는 지리적표시 단체표장을 획득하는 등 지금까지 많은 호평을 받아왔다.

황광보 고려인삼연합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일부 악덕상인들이 중국산들을 가지고 유통 한다면 우리 전통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비도덕적인 업체들에 대해 정부에서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산 불법 원산지표기 등 원료를 속이는 일들은 국내 인삼시장에 일파만파 파장이 일 것"이라며 "인삼산업이 뿌리채 흔들리는 현실에 정부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