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약 원료 `천남성' 수제비로 먹었다

  • 등록 2010.02.18 17: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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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을 보면 죄인이 사약(賜藥)을 들이킨 뒤 죽는 장면이 주로 나온다.

이 사약의 성분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 상태에서 식물이 포함하고 있는 여러 가지 독성 물질을 넣어 만들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사약의 원료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맹독성 알칼로이드(질소를 함유한 염기성 유기화합물)를 햠유한 `천남성(天南星)'이라는 식물이다.

산지의 습한 그늘에서 자라는 이 식물에는 열매뿐 아니라 뿌리까지 전체에 독이 있다.

그런데 전북 지방에서는 담(痰)이 결릴 때 천남성 뿌리를 말려 만든 가루를 밀가루 반죽에 섞어 수제비를 끓여 먹는 민간요법이 있었다고 한다.

수제비로 만들어 끓여 먹는 과정에서 독성이 없어지는 점을 이용한 우리 조상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18일 발표한 `자생식물 민족전통학적 이용 현황 조사 연구' 1차 보고서를 통해 천남성, 하늘타리, 강낭콩 등 자생식물 52종이 우리나라 전통 사회에서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부 이남 산기슭에 흔히 자라는 박과의 덩굴식물인 `하늘타리'의 뿌리는 소가 설사를 하거나 힘이 없고 제대로 먹지 않을 때 먹이에 섞어 사용했다고 한다.

이 식물은 동의보감 등에 따르면 한방 해열제로 많이 쓰였으나, 민간에서는 가축용 위장약으로 쓰이기도 했다는 것.

또 일반적으로 식용으로 간주돼 온 강낭콩은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에 구더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천연 방충제로 사용되기도 했다.

연구를 수행한 김현 전주대 교수는 "민간 전승의 지식을 수집해 자료화하는 것은 전통 식물자원을 근거로 한 신약 개발, 생물산업 신소재 발굴, 미래식량자원 발굴 등의 토대가 된다"며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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