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산하의 이른바 `술 연구소'로 통하는 국세청 기술연구소가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한세기의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에 착수해 관심을 끈다.
국세청 기술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주류전문연구기관으로 술을 마실 때마다 붙는 세금인 `주세(酒稅)'를 제대로 걷기 위해 술에 대한 각종 연구와 진위 검증 등을 하는 곳이다.
1일 국세청에 따르면 기술연구소가 만들어진 것은 대한제국 시절인 1909년 10월로, 당시 국가의 재정 전반을 담당했던 탁지부(度支部) 산하에 양조시험소가 생기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쳐 정부 수립 이후 재무부 소속이 됐고 1966년 국세청이 발족하면서 국세청 산하의 양조시험소로 개편된 뒤 1970년에서야 국세청 기술연구소로 확대 개편됐다.
기술연구소는 이처럼 100년의 역사를 품은 뜻깊은 해를 맞아 최근 기획행사의 하나로 국내 술의 역사와 함께 주류 관련 조세행정의 역사를 기록해 편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기술연구소 직원 4명으로 팀을 구성해 자료 수집에 나서 국회도서관 자료와 언론기사를 샅샅이 훑어보는 것은 물론 기록물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 소장가들과도 접촉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1909년 기술연구소가 창설될 당시의 사진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해방 이전에 대한 자료는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아 고민 중이다.
일단 일제강점기 당시 상황은 `조선주류사' 등에 실린 기술연구소 관련 기록을 참고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기술연구소는 대한제국 시절부터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운동, 올림픽, 월드컵 등 우리 역사가 100년의 시간을 달리는 동안 지금의 마포구 아현동 자리를 지켜왔다.
기술연구소 바로 앞에 위치한 지금의 마포경찰서 자리에는 실험장인 포도밭이 있었다.
기술연구소는 한 세기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술에 대한 각종 분석과 감정, 안전성을 검사하는 업무를 묵묵히 해왔다.
연구소는 국민이 술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유해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각지에서 가짜 술이라고 신고를 해오면 뚜껑, 술병 모양, 술의 맛과 향, 성분 분석 등을 통해 진위를 가려줬다.
술의 품질을 평가하는 일에도 나서 국세청 기술연구소는 창립 100년을 맞는 오는 10월 국내에서 생산하는 주류 중 품질이 우수한 전통술에 한해 국세청이 품질을 보증하는 `주류품질인증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술 빚는 비법과 즐기는 방법 등 술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해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기술연구소의 역할이다.
국세청 기술연구소 홈페이지(
http://i.nts.go.kr)에 가면 전주이강주, 가야곡왕주, 한산소곡주, 계룡백일주, 담양추성주, 문배주, 계명주, 송죽오곡주 등의 제조비법이 소개돼 있다.
항상 술과 접촉하다보니 기술연구소는 주류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홍삼분말과 벌꿀을 이용한 발효주 제조방법 등 43건의 술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고 특허 출원 중인 것도 아이스크림주, 상황버섯주, 버섯와인 등 한미일 3개국에서 약 5000건에 달한다.
주세는 간접세여서 소비자가 아닌 주류업체가 내는 것으로, 지난 2007년 납세자는 1425명에 그쳤지만 주세는 무려 2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술 소비량은 339만㎘로 소주 100만4000㎘, 맥주 205만9000㎘, 위스키 3만1059㎘, 와인 2만8770㎘ 등이다.
이를 성인 1명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소주는 360㎖ 기준으로 74.4병을 소비했고 맥주는 500㎖ 기준으로 109.83병을 마신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는 단순한 일반연구소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술과 관련된 조세행정의 역사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라며 "올해 기획행사의 하나로 역사 편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세법상 `주류'란 희석하여 음료로 할 수 있는 주정(酒精)과 알코올분 1도 이상의 음료를 말한다. 여기에 녹여서 음료로 만들 수 있는 분말 상태의 것을 포함하되, 약사법에 의한 의약품으로서 알코올분 6도 미만의 것은 제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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