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칼럼 - 전략의 전환

  • 등록 2007.08.13 10: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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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소치”의 손을 들어준 IOC의 결정은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전력을 기울였던 분들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결과였다. 그러나 잘못된 전략하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목표 달성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인 삼성그룹의 회장과 나라의 대통령까지 나섰으니까 우리로서는 총력을 기울였던 승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평창”과 “소치”의 영상 소개물을 차례로 보았을 때 문득 우리가 소구전략에서 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치의 영상물에서는 처음 장면부터 이미지로서 눈이 많이 쌓여 있는 풍경을 각인시키려 했던데 반하여 우리 영상물에는 나무 사이로 눈이 살짝 깔려 눈이 부족하게 보이는 것에서부터 무언가 다른 소구점을 추구하려는 것 같았다.

동계 올림픽에 중요한 상징적인 것들이 눈과 얼음이라면 풍부한 눈과 얼음을 기본으로 했어야 했다. 이것은 영상관계자가 무지해서가 아니라 아마도 우리 팀의 전략이 분단된 남북의 화해라는 정치적 이슈를 내세우려 했기 때문에 나온 크리에이티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우리는 '남북의 화해'라는 카드가 잘 안 먹히는 것을 보았다.
 
미국 교포이자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었던 “빅터 차” 교수가 “올림픽 유치에 동원된 통일 카드”라는 칼럼에서 “통일카드”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말 것을 권유 하였다. 이 글을 읽으면서 문득 우리의 “통일”이라는 것을 외국인들은 어떤 시각으로 보는 것일까 하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통일이란 당연히 되어야 하는 것으로 온 민족이 바라는 바이며 꼭 이뤄야 하는 중요한 명제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반도의 통일을 단순히 그들 자신의 『안전』과 연관해서 생각할 일지도 모른다. 북한의 세련되지 못한 언사와 미사일 발사나 핵폭탄으로 이어지는 거침없는 행동을 보면서 남북 문제를 분단된 민족의 통일이라는 낭만적 시각보다 자기 나라의 안전에 대한 위협이란 이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끼리만 한반도의 통일을 인류의 염원의 달성인 것처럼 과대평가 하고 목 메어 하는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결국 통일은 우리에게나 감격스러운 주제이지 저들에게는 이해관계 판단의 대상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현실을 들여다 보면 우리 주변 이해 당사국들은 냉혹한 자기 중심적 계산에 의해 행동하고 있고 그 이외의 나라들은 북한의 핵무기의 제거 이외에는 거의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우리들은 흔히 우리 것에 대해 자랑하길 좋아한다. 우리의 경제적 실상이 별 것 아니었던 시절에는 그런 것들이 우리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실체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이상 상대방의 이익을 깨닫지 못한 채 우리 것만 챙기고 우리 일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실리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특히 빈번해지는 외국과의 협상에서 불리할 수가 있다.
 
이제 우리도 남의 것, 좋은 것은 인정해 주고, 가난한 이웃나라는 좀 둘러보아 잘 도와주면서 주위에 많은 우호국가를 만들어 국제적 통일 환경을 조성하여야 하겠다. 특히 남북의 통일 같은 이슈는 외국의 감성에 호소하려는 것보다 그들이 느끼는 실리적인 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또한 경제대국이라고 국제 정치 대국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일본의 예에서 배워야 한다.

우리의 국제정치적 역량을 키워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한의 통일을 이루어 내고 하나의 훌륭한 나라를 만들어 내는 역량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한다. 나아가서 통일된 한국이 한국자신 뿐 아니라 세계 무대에 무언가 큰 도움이 될 때에 세계 사람들은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 주게 되는 것이다.
푸드투데이 fenews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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