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최저입찰제' 학교급식 위협

  • 등록 2007.06.11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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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관내 8개 초·중·고교에 급식 식재료를 납품해 오던 부산시 북구 금곡동 소재 H유통이 지난 8일로 최종 부도를 냈다.

이후 일반식재료 납품을 해 왔던 영세상인 100여 명은 급히 H유통을 찾았으나, 이미 사무실은 텅 빈 상태, 사장도 잠적한 뒤였다. 상인들이 H유통으로부터 결재 받아야할 식재료 값 15억여 원을 못 받을 처지에 놓였다.

지난 2005년 6월에도 부산 북부·동래교육청 관내 20여 개 학교급식 식재료를 담당하던 L유통이 부도 처리돼 이 회사에 농산물을 납품해 오던 영세 업체들이 줄 도산했다.

또 2003년 12월에도 부산 16개 초·중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던 O유통 대표가 부도를 내고 도주, 납품 상인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은 결과를 초래했었다.

이와 같이 부산지역 학교에 식재료 납품업체들의 부도가 끊이지 않아 이들 업체에 식재료를 대는 영세 상인들의 피해는 물론, 급식 실수요자인 학생들의 피해만 확산되는 꼴이 되고 있다.

11일 현재 부산지역에는 전체 초·중·고교 612곳에서 급식을 하고 있으며, 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는 120여 곳에 이른다.

식재료 납품업체들은 최저가 또는 제한적 최저가(예상가격의 90% 이상) 공개입찰을 통해 학교급식 식재료납품에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가 출혈경쟁이 이어지면서 업체의 경영난 악화로 인해 부도를 내고 도산하는 식재료 납품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 자료에 의하면 2002년 이후 부도를 낸 부산지역 식재료 납품업체는 모두 17곳에 피해액은 82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부도 건수는 대금 확보가 안정적인 관급 식재료 납품업체로서는 기이한 현상.

학교급식 납품업체가 부도를 내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쪽은 영세 상인들이다.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들은 상인들이 납품하는 식재료 대금을 3개월 이상 어음으로 발행, 결제하기 때문에 업체의 부도 땐, 상인들은 수개월째 납품한 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교급식 총괄감독기관인 시교육청도 위생이나 영양에 대해 관리할 뿐, 이들의 피해 상황 파악이나 대책을 마련해 줄 관리책임은 전혀 없다.

또 학교 측은 급식 식재료납품업체가 부도나면 단 하루 사이에 다른 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문제가 노출되지도 않는 실정이다.

식재료납품 영세 상인들은 피해가 계속 반복되자 지난 2003년 '상인연합회'를 결성해 공동 대응에 맞서고 있었다.

하지만 연합회 결성으로 납품가격 담합을 우려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으로 지난해 초 3년 만에 이 단체가 해체됐다.

특히 이런 악순환의 되풀이로 학생들의 급식사고 위험이 노출되고 있다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안전한 학교 급식을 위한 부산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지금의 구조로는 앞으로도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들이 부도가 계속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학생들만이 저질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게 되는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최저가 입찰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교육부도 이 같은 지적에 따라 학교급식 법을 개정해, 지난 1월 20일부터 기초자치단체가 급식지원센터를 설립, 상인들로부터 직접 식재료를 납품받아 학교에 공급하도록 했다.

그러나 기초단체가 급식센터를 세우려면 물류창고와 대형 냉장·냉동고, 운반 탑 차량, 관리.인력 등 초기비용만 최소 30억여 원 이상 소요됨으로써 관련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푸드투데이 석우동 기자 001@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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