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일본 정부가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주류세 개편이 오는 10월 최종 단계에 들어가면서 맥주류 세율이 통일된다. 이에 따라 기존 저가 대체주로 인기를 끌었던 발포주와 제3맥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일본 주류 시장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17년 ‘세제개정대강’을 바탕으로 2018년 주세법을 개정하고 2020년 10월부터 3단계에 걸쳐 주류 세율을 조정해 왔다.
올해 10월 최종 개편이 시행되면 맥주·발포주·제3맥주 등 맥주류 세율이 1kl당 15만5천엔(350ml 기준 54.25엔)으로 통일된다.
일본 재무성은 이번 개정 목적에 대해 “유사한 주류 간 세율 차이가 상품 개발과 판매량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개선하고 주류 간 세 부담의 형평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율 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변화는 맥주류 내부 구조다.
맥주 세액은 350ml 기준 2020년 이전 77엔에서 2020년 70엔, 2023년 63.35엔을 거쳐 2026년 54.25엔까지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반면 제3맥주는 같은 기준 28엔에서 37.8엔, 46.99엔을 거쳐 2026년 54.25엔으로 인상된다. 발포주 역시 올해 10월 46.99엔에서 54.25엔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해온 발포주와 제3맥주는 맥주와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세율 통일을 앞두고 일본 주요 맥주 기업들도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기린맥주는 지난 1월 제3맥주 제품인 ‘본기린(本麒麟)’의 맥아 사용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여 맥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동시에 ‘굿에일(Good Ale)’을 ‘이치반시보리’, ‘하레카제’에 이은 핵심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산토리는 대표 브랜드 ‘금보리(金麦)’의 맥아 사용 비율을 높여 오는 10월 이후 제3맥주에서 맥주로 전환해 판매할 방침이다.
아사히는 지난해 4월 스탠다드 맥주 시장에 7년 만의 신제품 ‘더 바이탈리스트(The Vitalist)’를 출시했고, 삿포로 역시 긴자 신거점 개설 등 브랜드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맥주류 외에도 츄하이 등 RTD(Ready To Drink) 발포성 주류의 세율도 조정된다.
10월부터 츄하이 주류세는 350ml 기준 28엔에서 35엔(1kl당 10만엔)으로 인상되며, 저알코올 증류주·리큐르에 적용되는 특례세율도 동일하게 상향된다.
일본 마케팅 조사기관 인테이지에 따르면 일본 캔 츄하이 시장은 2023년 5,333억엔 규모로, 2013년 2,672억엔 대비 10년 사이 약 두 배 성장했다. 특히 알코올 도수 8~9%의 ‘스트롱 계열’ 제품이 시장 확대를 이끌었지만 최근 건강 우려로 관련 제품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시장 구조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일본 주류 시장 자체는 장기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테이지 조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가정 내외에서 음주를 하지 않는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35.2%가 “집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가정 내 주류 소비에서는 사와·츄하이(67.4%)가 1위를 차지해 맥주류와의 격차가 25.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13년에는 두 주종 간 격차가 0.3%포인트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세율 개편으로 맥주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이미 츄하이 등으로 이동한 소비자를 다시 맥주로 끌어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