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중국 가장 북쪽에 위치한 흑룡강성은 연평균 기온이 영하 4도에서 영상 5도로 중국에서 가장 추운성에 속한다. 특히 한겨울에는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극강 한파 속에서도 성도인 하얼빈에서 열리는 빙등제는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손꼽히기도 한다.
이런 맹추위로 인해 흑룡강성은 벼와 콩, 옥수수들의 생산이 활발한 중국 내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꼽히면서도 10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최대 6개월간은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흑룡강성은 에코파트너즈(대표 전춘식)와의 협력을 통해 겨울철 농작물 재배 가능성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에코파트너즈는 2014년 11월부터 한국4-H본부(회장 이홍기)와 중국 거대 국영기업 베이다황그룹, HIT공대그룹 등과 함께 흑룡강성 비닐하우스 농업 대단지에서 ‘원적외선 광열기 기술을 이용한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이는 중국 현지의 비닐 하우스 단지에 광열기 RAVI(다공성 광물질을 이용한 원적외선 발열기술)를 설치해 전통적인 석탄난방 농법 대비 에너지 절감 및 작물 생장 효과를 실증하기 위한 실험으로 흑룡강성 따칭시의 오이 재배 단지와 수이화시의 포도 재배단지에서 진행됐다.
실험 결과 광열기가 만들어내는 장파장 원적외선의 영향으로 외부온도 영하 20~30도의 기온에도 땅속온도는 영상 20도를 기록해 작물의 생장 속도 및 품질을 30~50% 이상 끌어올렸으며 에너지절감 효과 또한 증명했다.
이 실험결과는 오이, 토마토, 포도, 고추 등을 재배할 엄두도 내지 못하던 지역에서 추운 겨울에도 우수한 품질의 농작물을 출하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보산진 흑룡강성 수이화시 원서기는 “광열기 기술을 공급해준 한국기업에 감사한다”며 “전통적인 석탄 난방 농법 대비 아주 좋은 효과를 보았으며 2015년 겨울부터 단지의 모든 하우스에 광열기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에코파트너즈는 2015년 4월 한국4-H본부와 베이다황그룹과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에코파트너즈는 RAVI제품에 대한 시연과 흑룡강성 현지에서 이뤄진 실증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전춘식 에코파트너즈 회장은 “에코파트너즈 광열기가 중국 농가에 장착돼 한겨울에 포도와 딸기가 열리게 하는 놀라운 결과물을 내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농업혁명을 가져다 줬다고 인정하고, 중국 농민들은 기적을 가져다준 기업으로 추앙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은 4H 운동본부와 농업관련 상호교류 및 청년 농업인력 양성과 ICT를 활용한 농업 현대화를 위한 상호협력 또한 강조했다.
이홍기 4-H본부 회장은 “70년의 역사를 가진 지덕노체 4-H본부의 글로벌 네트워크 정신과 농업발전에 지원하는 기업 에코파트너즈, 베이다황그룹과의 동행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래의 청소년들이 한국과 중국에서 첨단 농업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농업기술의 대혁명을 이뤄나가겠다”며 화답했다.
에코파트너즈는 현재 하얼빈 공대 그룹 위강신능원과기 유한책임회사·흑룡강성 농간과학원 경제작물연구소·하얼빈시 인민정부와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광열기 보급 및 현지 적용을 위한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흑룡강성 옥풍균업에 에코팜그린하우스 단지를 조성하고 한·중 정부와 농업관련자를 초청해 수확식을 갖는 등 다양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의 기술 보급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지난해 2월 충청남도 논산에서 한국 4-H본부 시범농장 딸기 재배 신기술 현장 평가회를 개최 친환경 무농약 딸기 재배 실험의 성과를 발표하고 수확의 기쁨을 나눴다.
지난달에는 제주에서 RAVI를 이용한 친환경농작물 재배 ‘에코시스템’ 수확식을 열었다. 에코파트너즈는 한국4-H본부, 성우농원과 공동으로 제주 에코팜그린하우스를 운영했다. 1000평 규모의 방울토마토 하우스 중 300평 규모의 하우스에는 광열기를 설치하는 등 에코시스템을 운영하고, 나머지 700평에는 기존 열풍기를 가동해 생육환경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에코시스템 재배구역에서는 곰팡이균 등 병충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열풍기 난방방식 재배 구역에서는 곰팡이와 병충해가 발생해 살균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에코파트너즈 관계자는 “에코시스템을 사용한 곳은 병충해가 발생하지 않아 살균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고, 기존 열풍기 재배보다 생육이 빨라 수확시기도 최소 10여일 이상 앞당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농업에 적용할 신기술을 선보여 농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농가소득으로 이어져 돈버는 농업, 잘사는 농촌이 되도록 한국4-H본부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4-H본부는 글로벌 아시아 조직과 세계 75개국 네트워크를 가지고 새로운 농업기술과 ICT 기술을 접목해 세계먹거리 시장 개척에 앞장서 추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