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연말까지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을 전면 중단하고 국제 밀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자 국내 제분업계가 촉각을 바짝 세우고 있다.
국내 제분업체들은 국제 원맥 가격과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밀가루 값을 두자릿수로 줄줄이 인상했던 2007년 말∼2008년 초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동아원 관계자는 6일 "재고 물량이 있으므로 지금 당장 국내 밀가루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원맥 값의 상승폭이 예상보다 훨씬 가팔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분업체들은 통상 재고 물량을 3개월치 확보해 일시적인 상승세로는 당장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원맥 가격 강세가 3개월 넘게 지속하는 상황으로, 제분업체들은 원맥 값이 떨어지지 않고 환율까지 오른다면 연말에는 국내 밀가루 값을 대폭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재고 물량이 있지만 3개월분의 재고 비축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매를 중단할 수가 없다"며 "밀가루는 가격이 올라도 계속 사들일 수밖에 없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당장 밀가루로 만드는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미 많이 올라 있는 식탁 물가가 더 치솟게 된다.
앞서 동아원과 CJ제일제당, 대한제분 등 제분업체들은 2007년 초부터 2008년 초까지 원맥 가격이 150% 이상 오르고 고환율이 겹치자 밀가루 값을 20%가량 올렸고, 식품ㆍ제과업계의 제품값 인상이 뒤따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오름세가 계속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제 원당에 원맥 가격까지 올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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