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업체 제재 두고 공정위-국세청 기싸움

  • 등록 2009.11.27 11: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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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업체 담합 제재를 앞두고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와 주무기관인 국세청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국세청이 법령에 근거가 없는 행정지도를 통해 시장가격에 개입하고 이를 빌미로 소주업체들이 출고가격을 담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국세청은 소주가격 인상 결정은 주세법에 의한 정당한 행정지도라고 주장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27일 "공정위 측이 요청하면 12월 전원회의 전에 소주 가격 인상 결정은 주세법에 의한 정당한 행정지도였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선두업체인 진로가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고 신청해 오면 그것을 심사해서 가능하면 소비자물가인상률 이하로 인상하도록 행정지도를 한다"며 "선두업체인 진로에만 하는 것으로 다른 업체들은 따라오기 때문에 행정지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소주업체들도 가격 인상이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의한 것으로 담합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50%인 진로가 국세청에 신고해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업체들도 이를 참고해 가격을 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국세청이 소주가격을 조정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소주업체들이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행정지도를 빌미로 가격을 담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업체들이 국세청에 소주가격을 사전에 신고하다가 1999년 9월부터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사후신고로 바꿨고, 국세청의 가격 조정권한도 없어졌다"며 "특정 업체에 대해서는 사전신고 관행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업체가 국세청에 가격인상을 신고하기 전에 업체들이 모여 가격인상을 논의하고 신고하고 나서도 인상폭을 공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담합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행정지도가 담합의 빌미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 부당한 공동행위는 위법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확고한 방침이다.

공정위가 운용하는 '행정지도가 개입된 부당 공동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보면 사업자들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행정기관의 법령에 따른 행정처분이 개입된 경우에는 공정거래법 적용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령상 구체적 근거가 없는 행정지도에 근거해 담합이 이루어지면 원칙적으로 위법하다. 행정기관이 사업자에 개별적으로 행정지도를 했는데 사업자들이 이를 계기로 별도의 합의를 해도 담합으로 간주한다.

예컨대 행정기관이 가격 인상률을 5% 이하로 하도록 행정지도를 했는데 사업자들이 별도의 합의를 통해 가격 인상률을 5%로 통일하면 담합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

국세청은 담합 여부에 대한 판단은 공정위가 최종 판단할 문제라며 한발 물러서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중순 11개 소주업체에 총 2천263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개별 업체에 발송했다.

업계 1위인 진로가 1162억 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통보받았고 두산(246억 원), 대선주조(206억 원), 금복주(172억 원), 무학(114억 원), 선양(102억 원), 롯데(99억 원), 보해(89억 원), 한라산(42억 원), 충북(19억 원), 하이트주조(12억 원) 순으로 과징금 규모가 컸다.

공정위는 또한 다음 달 2일 전원회의를 열고 6개 액화석유가스(LPG)의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상 최대규모인 1조3000억 원대 과징금을 통보받은 LPG 업체들은 공정위의 법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일부 경제학자의 의견이 들어간 '6개 LPG 공급회사의 부당한 공동행위 건에 관한 경제분석' 보고서를 내며 공정위의 제재에 반발하고 있다.
푸드투데이 조정현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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