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고래고기로 산적을 만들었던 드라마 내용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
흔하지 않은 식재료라 많은 사람들이 생소해 했는데 드라마에서 말했었듯이 고래고기는 12가지 맛이 있는 유일무이한 식품이다.
고래는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육질이 생선회처럼 부드럽고 포유류이기 때문에 쇠고기와 비슷한 맛을 낸다. 고래는 꼬리와 날개 맛이 다르고 날것과 삶거나 숙성시킨 맛이 다른 다양한 얼굴을 가진 식재료이다.
참치보다 더 기름지고 쇠고기의 맛과 고급 생선의 맛을 갖췄다는 고래고기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발암물질을 예방한다.
특히 고래고기는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므로 고단백 다이어트를 할 경우 좋은 식품이다.
고래를 먹는 나라는 주로 우리나라와 일본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고래고기를 지역 주민이 서로 나누어 먹고, 고기 보존 기술을 개발해, 도시에 출하하고, 가죽이나 수염, 뼈까지도 생활용품이나 공예품으로 가공하는 등 자원으로서의 고래를 십분 활용하여 왔다.
일본 국내에서도 고래를 보호하자는 입장에서 고래잡이를 반대하는 단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 고유의 식문화를 잃고 싶지 않다는 입장에서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단체도 있다. 이는 어찌보면 우리나라에서의 개고기 식문화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하겠다.
고래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가장 거대하고 섬세한 고기를 만나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가장 오랜 식단을 만나는 것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1986년부터 고래잡이(포경)가 금지됐는데, 국제포경위원회 협약에 가입하면서 포경금지 국가가 된 것이다.
그러나 고래잡이만 금지됐을 뿐 고래고기는 유통되고 있다. 혼획(우연히 그물에 걸려 잡히는 것)되거나 좌초(죽은 채 떠내려 온 것)된 경우 해양경찰청의 불법포획 여부 조사를 거쳐 경매를 통해 제한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일본도 포경금지협약에는 가입해 있지만 ‘연구’라는 목적으로 한 해 약 1000마리 정도의 고래를 포획하고 있다.
고래고기의 가격은 변동이 매우 심한데, 혼획·좌초 등 어떤 경우든 모두 운에 달려 있어 혹여 한동안 걸리지 않을 경우 고래고기 유통이 막힐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불법 포경이 적잖게 이뤄진다.
국내에는 한 해 약 200마리 정도의 고래가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당한 절차를 거친 고래는 ‘공인된’ 안전한 고기이기 때문에 수요가 더 많고 가격이 높아진다. 특히 밍크고래는 ‘바다의 로또’로 불리우는데, 잡을 경우 최소한 수천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고래고기는 영양학적으로 최고의 식품이다. 고단백,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으로 미네랄은 칼슘, 인, 철, 칼륨 등, 비타민은 A, B1, B2, 니아신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저혈압환자, 성인병 예방에 특히 좋다.
단백질은 살코기의 경우 약 23% 정도로 다량 함유돼 있어 영양면에서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버금가며 근육섬유가 거칠어 체내에 들어가 소화효소의 적용을 받기 쉽기 때문에 소화흡수가 빠르다. 동맥경화나 심근 경색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은 쇠고기의 3분의 2 정도로 적다.
고래 꼬리부분의 고기는 지방질 함량이 높아 쇠고기의 등심 등과 흡사한 영양성분과 질을 가지고 있다. 고래고기의 지방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약리작용을 한다.
불포화 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치를 내리는 작용을 하며 특히 고래고기에는 등푸른 생선에 많은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많아 심혈관계의 질환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일식집이나 횟집 등에서 맛보는 고래고기는 엄밀히 말하면 ‘진짜 고래고기’가 아니라 ‘돌고래 고기’이다.
돌고래는 고래와 사촌격이지만 맛에서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난다. 돌고래 고기는 보기에도 빛깔이 거무스름하고 기름기가 많으며, 비린내가 심해 비위가 약한 사람은 씹어서 넘기기조차 힘들다.
고래고기는 부위와 조리법에 따라 12가지의 다양한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고래가에서는 수육, 회, 가슴과 뱃살을 얼린 우네, 육회, 꼬리와 지느러미를 얇게 썬 오베기, 지느러미 초무침 회 등 다양한 미각을 선보인다.
우네를 삶은 수육은 멸치젓 소스에 찍어 부추김치와 곁들여 먹는데,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처음 시도를 하는 경우라면 기름장을 발라 먹으면 넘기기가 부드럽고, 마니아들은 제 맛을 느끼려 소금을 찍어 먹는다. 가슴살과 뱃살을 얼린 우네 사시미는 참치회 처럼 얼려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에 찍어 먹는다.
꼬리를 소금에 오래 절인 뒤 뜨거운 물에 데쳐 엷게 저며 먹는 ‘오베기’는 오랜 세월 고래고기를 먹어오면서 익힌 슬기이다.
오배기는 꼬리와 지느러미를 얇게 썰어 데친 것으로 초고추장을 곁들인 요리로 오돌오돌 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육회는 생고기를 배, 당근, 파, 마늘, 참기름 등을 넣어 버무린 것으로 소고기 육회와도 같은 맛을 낸다.
푸드투데이 -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