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혁신의료기기 45개를 2025년 한 해 동안 새롭게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29개) 대비 약 1.5배 증가한 수치로,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가 의료기기 연구·개발 현장에 본격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0년 5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시행 이후 누적 지정 제품은 총 133개로 늘어났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들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지정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혁신의료기기는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 로봇기술 등 기술 집약도가 높고 발전 속도가 빠른 첨단 기술을 적용해 기존 의료기기나 치료법 대비 안전성·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했거나 개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지정 제품은 허가·심사 과정에서 우선심사나 단계별 심사 등 특례를 적용받아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생성형 AI 의료기기 첫 등장…AI 비중 확대
2025년 지정 제품을 기술별로 살펴보면 AI 기반 의료기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AI 적용 혁신의료기기는 2024년 15개에서 2025년 25개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가 혁신의료기기로 처음 지정됐다.
해당 제품은 흉부 X-ray 영상을 분석해 42종의 흉부 질환 및 영상의학적 소견에 대한 판독 소견서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소프트웨어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결정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허혈성 뇌혈관 질환 환자 중 혈관 재개통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AI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진단·치료 보조 의료기기가 지정됐다.
식약처는 현재도 다수의 AI 기반 의료기기 지정 신청이 접수돼 있어, 향후 AI 의료기기 중심의 혁신의료기기 지정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킨슨·췌장암 치료기기 국산화 기대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의료기기 분야에서 국산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제품들도 이번에 포함됐다. 파킨슨병 치료용 뇌전기자극장치는 현재 수입 제품만 허가·유통되고 있으나, 국내 기업이 개발한 제품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며 자급률 개선 가능성을 열었다. 해당 제품은 조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대뇌피질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제조·수입이 이뤄지지 않았던 전기장 암 치료 기술 기반 췌장암 치료기기 역시 올해 처음으로 혁신의료기기에 이름을 올렸다. 식약처는 이들 제품이 향후 환자 치료 기회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정 이후 허가까지 ‘시차’…62개 제품 시장 진입
다만 혁신의료기기 지정은 기술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단계로, 실제 허가 및 시장 진입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는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엄정한 검증 원칙은 유지하되, 개발 단계부터 맞춤형 상담과 기술 지원을 강화해 지정 제품이 허가로 원활히 이어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제품 중 62개가 실제 허가 및 시장 진입으로 이어졌으며, 이 중 16개는 2025년에 허가를 받았다.
이남희 의료기기안전국장은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를 통해 의료기기 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민 건강 보호라는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하겠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혁신의료기기가 보다 신속히 제품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