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남극의 혹독한 환경. 그 안에 고립된 연구원들. 이들에게 따뜻한 한끼를 차려주며 심리적 안정과 활력을 넣어주는 요리사.
아마 17일 방송될 남극의 셰프에서 백종원의 역할일 것입니다.
남극의 눈물은 지난 2011년 방송된 명품 다큐입니다. 황제 펭귄 등 남극 생물들의 경이로운 생존과, 그들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라는 심각한 메시지를 남극 기지 대원들의 고독한 인간적 이야기와 결합해 큰 공감과 감동을 이끌었습니다.
남극의 셰프는 가슴 먹먹한 그 남극의 현장에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이 가는 겁니다. 방송설명에 따르면 백 대표는 사명감 하나로 혹독한 남극 환경에 고립돼 살아가는 월동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한끼를 대접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백 대표는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아버지 같은 요리사로, 단순한 식사가 아닌 고향의 맛과 정서적 위로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버지같은이라..
자신에게 현금을 꽂아줄 땐 가족과 같다던 가맹점주가 자신을 공격하자 이를 조롱하던 아버지? 자신을 향한 비난이 쏟아질 것이 자명한 국정감사를 피하기 위해 도피성 해외출장을 떠난 아버지?
백 대표는 소비자 기만행위로 질타를 받았던 빽햄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입니다. 우리농가를 위한다며 외국산 원물을 사용한 밀키트를 직접 판매하기도 했죠.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원산지 허위표시, 위생법 위반, 농지법 위반 등 논란이 차고 넘칩니다.
아버지가 각 종 범죄와 구설수에 연루된 조직의 우두머리라면 그 감동적인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제작진의 역량으로 봤을 때. 아마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따뜻한 리더로 멋지게 그려질 것입니다.
이를 알기에 거부감을 표시하는 움직임들이 일어났습니다. 백 대표가 공적 성찰없이 서사적 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죠. 이를 누군가는 단순한 감정적 반발이라고 하겠지만, 공공성에 대한 정당한 문제 제기라고 생각합니다.
다큐는 현실을 꾸미지 않은 장르입니다. 따뜻한 밥 한끼는 고마운 일이지만, 그 따뜻함이 해명되지 않는 논란을 녹여버리는 연출로 이어지는 순간, 프로그램은 본래의 공익성을 잃게 됩니다.
남극의 눈물이 백종원 개인을 위한 광고의 눈물로 보여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푸드투데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