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칠성이란 사명은 일곱명의 동업자들의 성, '일곱 개의 성씨(姓)'에 별 성(星)자를 합쳐 ‘칠성’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1973년 '칠성한미음료'로 출범, 경영이 어려워지자 1974년 롯데제과에 인수되면서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롯데그룹은 2009년 두산주류BG를 인수하면서 주류사업(롯데주류)에도 진출했는데 2011년 롯데제과 음료부문과 롯데주류를 합쳐 롯데칠성음료가 출범하게 됐다.
정통 롯데칠성맨으로 불리고 있는 박윤기 대표는 ‘음료 전문가’로 꼽힌다. 1994년 롯데칠성에 입사해 마케팅 팀장과 해외사업부문장 등을 거쳐 2020년 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주류 부문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성과를 내며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동안 롯데칠성의 매출은 매년 증가했다. 2020년 2조 2580억원에서 2023년 3조 2247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박윤기 대표가 이끌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종합음료기업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8% 증가한 4조245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 감소한 1849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연매출 4조원은 2023년 3조원 달성 이후 1년만의 성과이며 2001년 조 단위 매출 시대를 연 후 23년 만의 결실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20년 말부터 대표로서 회사를 이끌며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필리핀펩시 인수로 성장 가능성 모색...글로벌 사업 핵심 자회사
박 대표는 롯데칠성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필리핀펩시 인수 등 해외 시장 투자를 단행하며 성장 가능성을 모색해왔다. 롯데칠성음료가 2023년 3분기 말 경영권을 취득한 필리핀펩시는 필리핀 음료업계 2위 기업으로 2024년도 연간 매출 1조 294억원을 달성한 롯데칠성음료 글로벌 사업의 핵심 자회사다. 롯데칠성음료 연결재무제표에 2023년도 4분기부터 적용됐고 지난해 연간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며 롯데칠성음료의 2023년도 연매출 3조원 돌파 이후 1년 만에 4조원 달성을 견인했다.
해외 매출이 2023년 상반기 234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033억원으로 훌쩍 뛴 것도 필리핀 펩시 영향이 크다. 이에 힘입어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40%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인구수가 약 1억명에 달하고 평균 연령이 20대 초·중반으로 젊은 층이 많아 탄산음료에 대한 선호가 높다. 롯데칠성은 필리핀 펩시를 통해 밀키스, 처음처럼 등 자체 음료와 소주 브랜드를 현지에서 생산·유통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해외 자회사가 위치한 파키스탄이 전년 대비 267억원 성장한 연간 14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미얀마가 58억원 증가한 68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밀키스, 레쓰비, 새로, 순하리 등의 수출 품목이 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수출 실적도 연간 2천억원을 넘어선 202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초 ‘칠성사이다 제로’를 출시하며 시작된 제로 음료는 지난해의 목표 매출이었던 3000억원을 돌파하며 제로 음료 트렌드를 이어갔으며, 제로 슈거 트렌드가 반영된 제로 슈거 소주 ‘새로’는 지난 2022년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24년 10월말 기준 누적 판매 5억병을 넘어서는 등 소주 시장의 주요 브랜드로 성장했다.
소주의 새 역사 ‘새로’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5억 병 돌파
국내 소주 시장에 제로 슈거라는 새로운 장을 연 롯데칠성음료의 ‘새로’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 5억 병을 돌파했다. ‘새로’는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 세련된 패키지, 캐릭터 마케팅 등 기존 소주 제품들과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MZ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2022년 9월 첫 선을 보인 새로는 지난해 7월 4억 병, 같은 해 10월 누적 판매량 5억 병을 돌파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견고한 기존 주류시장 점유율을 뚫기 위해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 무과당과 저도수를 앞세운 점이 2030 젊은 소비자들에게 주효했다.
롯데칠성은 해외에서도 새로를 적극 알리고 있다. 2023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미국, 동남아, 유럽 등에서 새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호찌민을 시작으로 ‘새로 월드투어’팝업스토어가 개최됐고 미국 뉴욕에서 론칭 1주년 기념행사를 열리는 등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마케팅 활동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롯데칠성 주류사업 매출(8134억 원)이 전년 대비 1.2% 증가할 동안 소주부문 매출(4285억 원)은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새로 다래’를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작년 4월 두 번째 맛인 ‘새로 살구’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제품이다. 살구 과즙을 더한 새로 살구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병을 돌파했다. 여기에 해외 시장을 겨냥해 ‘새로 리치’도 수출 전용 상품으로 출시한 상태다.
새로 라인은 일반적인 초록색 병 대신 백자 모양의 투명색 병을 사용했고, 여성 모델도 기용하지 않으며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또, 2024년 봄부터 ‘무릉도원’을 콘셉트로 설탕과 근심을 제로화하는 브랜드 경험 공간 ‘새로도원’을 서울 압구정에 개장했다. 특히 흑백요리사의 인기 셰프 ‘조서형’과 협업한 프라이빗 다이닝 체험은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밀키스부터 탐스까지...제로 칼로리 음료 라인업 글로벌 확장
2023년 2월 선보인 밀키스 제로는 제로 칼로리 음료 의 트렌드에 따라 호평을 받으며 출시 5개월 만에 약 2600만캔(250mL 환산 기준)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밀키스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밀키스는 국내 유성탄산음료 시장의 약 80%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소비가 많은 음료다. 국내 매출 약 500억원, 해외 매출 약 300억원을 매년 꾸준히 유지했다. 밀키스는 국내 매출 약 500억원, 해외 매출 약 300억원을 매년 꾸준히 유지해오다 2023년 누적 총매출이 1100억원을 돌파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매출 상승 비결은 제로칼로리 '밀키스 제로' 출시와 글로벌 수출 확대다.
밀키스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대만, 중국, 홍콩 등에서 현지 음식 궁합을 고려한 마케팅과 딸기, 망고, 포도 등 다양한 맛 출시, 해외 파트너와 유대강화 및 판매 채널 확대하고 있다.
2022년에는 과일향 탄산음료 ‘탐스 제로(TAMS ZERO)’를 출시, 제로음료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탐스 제로는 ‘오렌지향’, ‘레몬향’, ‘사과·키위향’ 3가지 맛으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호도가 높은 과일을 선택해 1년여 준비 끝에 내놓았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제로 칼로리로 출시됐으며, 주 타깃인 젊은 층의 입맛에 맞춰 탄산가스 볼륨을 높여 톡 쏘는 청량감을 강화한 점도 특징이다.
올 상반기는 ‘탐스 쥬시(TAMS JUICY)’와 더욱 맛있어진 ‘탐스 제로(TAMS ZERO)’를 발매했다. 탐스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통해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오렌지, 포도, 사과, 파인애플 맛으로 재정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1년 선보인 ‘칠성사이다 제로’로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을 견인한 만큼, 음료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