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전쟁’ 시작됐다…농심·삼양·LF, 핵심 제조사 줄줄이 인수

  • 등록 2025.07.21 17: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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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소스 수출 4억달러 눈앞…라면·HMR·외식업계까지 소스 경쟁 불붙어
OEM 의존 탈피 전략 가속…자체 레시피 확보 식품업계 승부처로 부상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소스 사업이 식품업계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부재료를 넘어 소비자 입맛을 결정짓는 전략 자산이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키워드로 목받으면서다.

 

업계는 라면 분말·액상 소스 같은 내부 부재료부터 저당·저칼로리 트렌드를 반영한 B2C 소스까지, 카테고리 전방위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핵심 제조 기반을 내재화하는 M&A가 연이어 진행되며 ‘소스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심은 조미식품 및 장류 제조업체 세우 인수를 추진 중이다.

 

세우는 1973년 섬유가공 회사 대한텍스타일로 출발했지만 이후 사업을 전환해 라면 양념 분말 등 가공식품용 소스를 생산하고 있다.

 

세우는 현재 농심 신라면 스프의 핵심 양념 분말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매출 1,368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는 농심의 핵심 원재료 내재화 및 밸류체인 공고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우는 신동원 농심 회장의 외삼촌 김정조 회장과 친족 김창경씨가 지분 대부분(78.42%)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농심의 세우 인수가 마무리되면 스프 사업의 생산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식품도 소스 전문기업 지앤에프의 지분 100%를 약 6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앤에프는 농심, 오뚜기 등 국내 대표 라면업체에 스프를 공급해온 기업으로, 코인 육수 등 다양한 소스를 생산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매출 417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이번 인수는 2015년 냉동식품 업체 새아침식품(현 삼양스퀘어밀) 이후 10년 만의 M&A다. 이번 거래를 통해 삼양식품은 그동안 OEM에 의존해온 소스 생산을 자체화하고, 불닭 소스 등 주력 제품의 품질 및 생산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대표 상품인 불닭볶음면 소스도 지금까지는 외부업체(에스앤디)에서 공급받아왔지만, 인수 이후 자체 생산이 가능해진다. 이는 원가 절감과 함께 독립적인 소스 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F그룹의 LF푸드도 소스 제조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LF푸드는 최근 비효율 자산을 정리하며 베이커리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HMR(가정간편식)과 RMR(레스토랑 간편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엠지푸드솔루션(옛 맛죤식품) 지분 100%(약 500억원)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잔금 납입 및 거래 종결일은 8월 13일로 예정됐다.

 

엠지푸드솔루션은 포천에 1·2공장을 두고, 한식·중식·양식·치킨 등 다양한 B2B 소스와 시즈닝을 개발·생산하는 OEM/ODM 전문기업이다. CJ프레시웨이, SPC, 동원홈푸드 등 식품 대기업을 비롯해 명륜진사갈비, 청년다방, 노랑통닭 등 프랜차이즈 고객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특히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 LF푸드의 HMR·RMR 전략과 시너지가 크다는 평가다.

 

엠지푸드솔루션의 최근 실적은 2023년 매출 370억원, 순이익 흑자 전환, 2024년에는 399억원의 매출과 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LF푸드는 이번 인수로 한스코리아(면), LF푸드 제천(육가공)에 이어 소스까지 자체 제조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주재료와 소스의 통합 레시피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맛의 일관성과 제품 완성도 향상, 수익성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K-소스, 수출도 ‘고공행진’…4억 달러 돌파 눈앞

 

소스 시장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31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이 중 소스류 수출액은 9.1% 증가한 1억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2,350만달러, +11.4%), 일본(1,160만달러, +29.5%) 등 주요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소스류 수출은 2019년 2억5800만달러에서 무역수지 흑자로 전환된 이후 연평균 10%대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4년에는 3억9976만달러를 기록하며 4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추장·된장 등 전통 장류뿐 아니라 까르보불닭·불닭마요 등 매운맛 소스, K-치킨 양념 소스가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소스 사업이 단순 원재료를 넘어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자 ‘글로벌 IP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OEM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인 레시피를 확보하는 기업만이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M&A 움직임은 향후 식품업계의 경쟁 구도를 크게 바꿀 수 있을 전망이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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