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영국선 틱톡발 인기…아시안 마트 강세, 대형 유통 진입은 ‘숙제’

  • 등록 2025.07.04 18: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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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컵떡볶이 등 SNS 인기 품목 중심…비아시안 소비층 유입 확대
PB·비건·밀딜 중심 유통채널 대응 필요…테스코·세인즈버리 입점 전략 과제로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영국 식품 유통 시장에서 한국 식품의 존재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테스코(Tesco), 세인스버리(Sainsbury's) 등 대형 유통 채널에서는 여전히 입점이 미미하지만, 아시안 마트를 중심으로 라면, 떡볶이, 김치 등 주요 품목이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아시안과 비아시안 소비자 간 구매 성향 차이가 뚜렷하며,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가 현지 유통 시장 및 아시안 마트를 대상으로 한국 식품의 진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시장조사기관 칸타(Kantar)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영국 내 주요 식품 유통 채널의 시장 점유율은 테스코(28.1%), 세인스버리(15.2%), 아스다(Asda)(11.9%), 알디(Aldi)(10.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디, 리들(Lidl), 오카도(Ocado) 등 신규 유통 채널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테스코 익스프레스(Tesco express) 매장에서는 샌드위치·간식·음료를 고정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밀딜(Meal Deal) 제품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었으나 한국 식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일하게 확인된 한국 관련 제품은 외식 브랜드 와사비(wasabi)에서 출시한 ‘스파이시 코리안 치킨 위드 프라이드 라이스(Spicy Korean Chicken with Fried Rice)’였다.

 

 

세인즈버리 로컬(Sainsbury’s Local) 역시 밀딜 중심의 진열 구조를 갖추고 있었으며, 한국 식품은 신라면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리들(Lidl) 매장은 인도계 소비자를 겨냥한 커리 제품이 진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자체 브랜드 ‘베몬도 플랜트!(Vemondo Plant!)’를 앞세운 식물성 식품 구성이 두드러졌다.

 

마크스앤스펜서 푸드홀(M&S Foodhall)은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구성된 떡볶이와 김치류가 일부 입점돼 있었으나, 전반적인 한국 식품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 아시안 마트에서는 한국 식품의 진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롱단(Longdan), 티엔티엔마켓(Tian Tian Market), 오세요(Oseyo), 서울플라자(Seoul Plaza) 등 주요 아시안 식료품점에서는 라면, 김치, 떡볶이, 고추장, 소주 등 다양한 한국 식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제품 구성도 점차 다변화되는 추세다.

 

소비자층은 아시안과 비(非)아시안으로 뚜렷이 구분되며, 주요 구매 품목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아시안 소비자는 주로 훠궈 재료, 쌀, 김치, 각종 소스류 등 식재료 중심 제품을 찾는 반면, 비아시안 소비자는 틱톡(TikTok) 등 SNS에서 화제가 된 불닭볶음면, 아이스컵 음료 등 이색 간편식이나 ‘바이럴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매장 관계자들은 최근 케이팝과 드라마 등 콘텐츠 영향으로 비아시안 소비자의 방문이 늘었으며, 매장 내 K콘텐츠 디스플레이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캠든타운(Camden Town) 지점 관계자는 전반적인 한국 식품 수요가 최근 다소 정체된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한편 아시안 마트 내 주요 판매 제품은 라면(신라면, 불닭볶음면, 진라면), 떡볶이(요뽀끼, 비비고 컵떡볶이), 음료, 소주, 막걸리, 냉동 만두, 삼계탕 등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한국산 쌀과 고추장, 간장, 참기름 등 조미료류도 진열돼 있었다.

 

한국 식품이 영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매장별 소비자 구성과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제품 라인업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K-콘텐츠와 연계한 콜라보 제품 개발, 오프라인 매장 내 체험형 콘텐츠 기획, SNS 기반 마케팅 등 콘텐츠 중심 전략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식물성 식품, 윤리적 소비, 건강지향 간편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영국 시장 특성에 대응해 비건 한식 제품을 개발하거나, 주류 유통 채널 진입을 위한 가격 전략 및 리테일 바이어와의 협업 체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영국은 식품에 대한 문화적 개방성이 높은 만큼, 한국 식품도 단순한 한류 소비재를 넘어 일상 식품으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며 “PB·비건 등 현지 유통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 기획과 콘텐츠 연계 마케팅을 통해 주류 유통망 확장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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