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베트남에서 가짜 식품과 위조 한국산 제품의 제조 및 유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시장 내 한국산 제품 신뢰도를 지키기 위한 대응이 시급해지고 있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베트남 공안부는 최근 현지 업체인 Rance Pharma, Hacofood Group 및 관련 계열사들이 집단적이고 조직화된 가짜 식품을 생산·유통해 적발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적발된 제품 가운데는 영유아용 분유를 비롯해 고급 원료가 포함됐다고 광고한 당뇨, 신부전증, 임산부, 미숙아 대상 제품이 포함돼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573개의 가짜 분유가 제조돼 베트남 전역으로 유통됐으며, 그 규모는 약 5천억 VND(한화 약 27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 성분 분석 결과 광고된 성분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고, 영양성분 함량도 70% 미만으로 드러났다.
가짜 분유뿐만 아니라, 제비집 제품 역시 온라인상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상당수가 진짜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비집 생산 시설들이 원자재 검수나 성분·함량 분석 없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산 건강기능식품과 홍삼 제품도 위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24년 6월에는 광동제약 우황청심환, 삼성 바이오팜의 삼성장수환을 모방한 대규모 위조 제조시설이 적발됐으며, 현장에서는 위조방지 스탬프, 가짜 정제, 포장박스, 자동포장기계까지 발견돼 조직적·대규모 위조가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베트남 법령에 따르면, 제품 성분이 라벨에 표기된 최소 수준의 70%에 미달하거나, 성분이 다를 경우 '가짜 상품'으로 규정된다. 위조품 단속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시장관리총국이 담당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방정부로 감독 권한을 이관해 대응 강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감시 인력 한계와 온라인 시장 확대로 모든 제품 감시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현지 당국의 설명이다.
aT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산 제품은 위생 수준이 높고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위조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추가적인 인증 스티커 부착이나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은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한국산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확인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