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언박싱88]2025년 양재천의 벚꽃엔딩&맛집탐방

  • 등록 2025.04.11 15:45:05
크게보기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밤에 보는 벚꽃은 낮에 보는 벚꽃과 또 다른 느낌입니다. 뭔가 차분하지만 농염한 느낌이랄까요. 봄이 오면 가장 찾고싶은 장소인 양재천의 벚꽃은 올해도 피었습니다.

지하철 3호선 매봉역과 도곡역으로 이어지는 양재천의 벚꽃길은 오래된 벚나무들로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꽃구경 가기전, 일행과 갈비 노포 마포집에서 만나 갈비를 팔아 강남 노른자땅에 건물을 세운 사장님의 성공을 시샘하며 술잔을 기울입니다.

단짠의 정석인 갈비와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상차림이 매력적인 곳이에요. 인당 제공되는 선지해장국과 동치미는 호불호가 없을 맛입니다.

한 그릇당 9천원인 냉면은 분식집에서 흔히 판매하는 스타일이지만 참기름향이 더해져서 갈비와 함께 먹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2차는 양재천 카페거리에 위치한 HOPPYDUCK.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다양한 생맥주탭, 페어링하기 좋은 안주로  오픈 초기부터 항상 만석인 곳이에요.

시나몬설탕이 더해진 코젤다크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저는 극호에요. 스텔라와 필스너도 생맥인 만큼 병과 캔의 맛과는 다른 신선도가 느껴집니다.

술취한 코끼리 캐릭터로 유명한 델리리움 맥주는 생맥으로 판매하는 곳이 드문 편인데 하피덕에서는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8.5도의 도수에 묵직하지만 목넘김은 부드러워요.

무엇보다 코끼리 코를 스템부분에 형상화한 전용잔이 너무 귀여워요. 예쁜 유리잔에 마시니까 맥주가 더 신선한 느낌이 들었어요.

감자튀김과 함께 제공되는 후라이드 치킨과 감바스의 맛도 전문점 못지 않은 컨디션입니다. 

봄바람이 부는 밤, 꽃이 만발해도 별다른 느낌이 없어요. 펍에 앉아서 문득 소박하고 보잘것 없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소설 키다리 아저씨의 명랑하고 꿈 많던 주인공 주디는 부자와 결혼을 통해서 철이 들고 각박해집니다.

"체육관에 있는 수영장에 레몬젤리로 가득 채운다면 사람들이 수영을 해서 떠 있을까요, 아님 가라앉을까요?" 와 같은 유치하지만 키다리아저씨를 그토록 매혹시켰던 질문도 하지않습니다.

조금의 봄기운만 돌아도 온통 세상이 핑크빛으로 뒤덮여 보이던 시절을 지나 온 것은 축복일까요, 인생의 봄은 주디처럼 철이들고 세상의 이치를 아는 순간 다음계절로 빠르게 넘어가겠죠?

 


 

푸드투데이 조성윤 기자 w7436064@naver.com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