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탄산음료업체가 서울지역 중ㆍ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맞춤식 버스광고를 집행하다 뒤늦게 보건당국의 어린이 식품안전 캠페인을 의식해 광고를 중단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코카콜라는 지난 3~4월 서울지역 35개 중ㆍ고등학교를 겨냥해 해당 학교 앞 정류소를 지날 때마다 이 회사 신제품 미니코크의 맞춤식 버스 음성광고를 했다.
이 업체는 음성광고 모델을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유명 아이돌 그룹으로 선정한데다 학교이름을 모두 달리해 해당 학교 학생들이 등ㆍ하교할 때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탄산음료를 선호하는 중ㆍ고등학생을 겨냥한 맞춤식 광고였다. 광고 멘트는 '○○아, 여기가 그 ○○중학교야. 우리 긴장해야겠는걸, 너만의 짜릿함을 보여줘'라는 식이다.
코카콜라의 미니코크는 기존 콜라(500ml)의 용량을 줄인 제품으로 1회 제공량(300ml)의 열량은 135kcal, 당 33g, 단백질 0g으로 당 기준치 17g을 넘는데다 단백질 함량은 없어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에 해당한다.
이 업체는 그러나 광고집행 두달 만에 해당광고가 1년째 시행 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어린이 식품안전정책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시범광고 단계에서 더 확대하지 않았다.
한국코카콜라 관계자는 "제품 마케팅을 할 때 타깃층을 세분화해 집행하는데다 기존 TV 외에도 새로운 광고기법을 고심하다 보니 버스광고를 생각해 냈다"며 "하지만 시행 도중에 식약청 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탄산음료업체가 학교 근거리에서 고열량ㆍ저영양 식품을 광고하더라도 현행법상으로는 금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시행된 어린이식생활법에 따르면 학교 인근에 보호구역을 지정하며 보호구역 내 우수판매업소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 등 어린이 건강에 부정적인 식품은 판매할 수 없게 돼 있다.
다만 입법과정에서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광고제한 규정은 지상파 TV의 오후 5~7시 단 두시간으로 제한됐을 뿐 학교 내 매점이나 일부의 우수판매업소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어린이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판매나 마케팅 행위는 자유롭다.
식약청 관계자는 "어린이식생활법에는 버스광고 금지 규정은 없어서 식품업체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 근거리에서 광고를 하더라도 규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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