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동네 슈퍼마켓들의 거센 반발을 사는 가운데 업체마다 SSM 개점 전략에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또 SSM 선.후발 주자간에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SSM 사업의 후발 주자인 신세계는 28일 서울 미아동에 SSM의 일종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미아점을 오픈했다. 또 이번주 중 쌍문점도 예정대로 개장할 예정이다.
이로써 신세계는 지난달말 첫 SSM인 상도점을 오픈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대방점(8일), 가락점.봉천점(15일), 서초점.발산점(22일) 등 모두 7개 점포를 새로 열어 불과 한달 사이 모두 8개의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개장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SSM 전략은 '순리대로'라는 원칙에 따른다"면서 "법 개정으로 SSM 개설에 대해 신고제가 되든 등록제가 되든 법에 따르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아점과 쌍문점 등 이제까지 개장한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주변 슈퍼마켓들의 반발을 사지 않았고, 그 외에 개설 예정인 점포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SSM 분야에서 선두주자인 홈플러스는 최근 슈퍼마켓 자영업자들의 집중포화를 맞고 신규 점포 개설을 머뭇거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사의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점 개장을 보류한 데 이어 인천 갈산점도 개장을 늦추고 있다.
홈플러스는 "개장 여부를 내부적으로 계속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지난 21일 경기 의정부시에 142호점인 녹양점을 개장한 데 이어 24일 염창점과 신정점을, 25일에는 상계7동점을 여는 등 이달 들어 모두 4개 점포를 개설했다.
그러나 롯데슈퍼는 지난주 광주 수완점과 상계2동점을 열려다 역시 중소 상인의 반발로 개점을 보류했다. 또 몇 곳의 롯데슈퍼 부지를 매입한 상태이지만 역시 개점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롯데슈퍼의 점포수는 총 145개에 이르며 지난달 신촌과 목동에 개장한 균일가 소매점 '마켓 999'까지 합치면 모두 147개로 늘어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신설 롯데슈퍼는 50명가량의 인력을 새로 채용하고, 주변 영세 제조업체들로부터 상품을 납품받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측면도 많다"면서 "SSM 개점을 반대하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채용기회와 양질의 구매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대형 유통 3사의 SSM 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58개, 롯데슈퍼 147개, 이마트 에브리데이 8개 등 모두 313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SSM 사업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이들 대형 유통업체 간에 서로 원망하는 기색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측은 "그동안 SSM 사업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신세계 이마트가 SSM 사업에 뛰어드는 바람에 문제가 커졌다"면서 신세계 측을 원망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기존 이마트의 소형 점포일 뿐 다른 SSM과는 다르다"며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푸드투데이 이경희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