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개월 된 아기를 두고 있는 김모(28.여) 씨는 최근 아기 분유를 사러 대형마트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전에 먹이던 남양유업의 분유제품 `아이엠마더' 3단계의 가격이 작년말 3만900원에서 3만2300원으로 훌쩍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신제품이라는 딱지가 붙어있고 포장이 바뀌어 있었지만 분유 브랜드는 김 씨가 전에 구입했던 것과 같았고 이전 제품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매장 점원에게 물어보니 이전 제품이 리뉴얼돼 새로 출시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리뉴얼'이란 명목으로 가격이 인상된 것임을 알게 된 김 씨는 화가 치밀었다.
정부가 출산장려를 위해 올해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분유와 기저귀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준다는 얘길 들었고 분유가격이 다소 내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27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정부 정책에 따라 이달초 아이엠마더 3,4단계 제품 가격 3만900원을 1,2단계 제품과 같은 2만8900원으로 6.5% 가량 내렸다.
그러나 그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아이엠마더 리뉴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1단계는 3만1700원, 2단계는 3만2000원, 3단계는 3만2300원, 4단계는 3만2600원으로 9~13% 가량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분유 시장에서 현재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의 이 같은 가격 책정에 따라 출산 장려를 위해 분유 가격 인하를 유도했던 정부 방침은 별 효과가 없어진 셈이다.
시장점유율 2, 3위 업체인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는 이달초 일부 제품의 가격을 내렸다.
매일유업의 경우 2만2200원이었던 `명작' 3,4단계를 2만1200원으로 4.5% 가량 내렸고, 일동후디스는 4만8900원이었던 `산양분유' 3,4단계를 3단계는 그대로 두고 4단계만 4만6900원으로 4.0% 가량 내렸다.
남양유업은 이번 리뉴얼 제품 가격에 대해 초유, 유산균 성분 등을 큰 폭으로 늘려 원가가 훨씬 높아진 데 따른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년도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모두 올렸을 때 우리만 가격을 올리지 않았었고, 작년에 국내 원유가 20% 가량 오르고 환율 급등으로 유청분말 등 수입 원료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원자재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초유 성분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음에도 가격은 경쟁사의 프리미엄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이 제품 리뉴얼을 할 때마다 새로운 성분을 추가했다거나 영양분을 강화했다는 명목으로 매번 가격을 올리고 있어 `리뉴얼은 가격인상을 위한 수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매일유업과 일동후디스 역시 제품 리뉴얼을 했다는 명목으로 작년 4월과 5월 각각 7~8%, 10~15% 가량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푸드투데이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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