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풍작으로 가격이 폭락해 시름에 잠긴 농민들이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한 '절임배추' 판매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배추를 소금에 절인 절임배추는 저장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상품 가치가 높고 온라인 직거래를 통하면 중간 유통 비용을 들이지 않고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농민들 사이에서 온라인 판매 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16일 온라인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11월 들어 14일까지 1일 평균 7t의 절임배추가 판매되고 있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절임배추는 주로 1세트(20㎏) 묶음 단위로 팔리는데, 11월 들어 하루 평균 350여 세트가 팔리고 있다. 한 세트에 8~10포기 정도로 따지면 하루 평균 2800~3500포기의 절임배추가 팔려 나가는 셈이다. 가격은 1세트에 1만8000~2만4000 원대다.
이처럼 절임배추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판매자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옥션 자체 조사 결과 현재 절임배추 판매자는 70여 곳에 이르는데, 이 중에서 절반가량이 올해 가을 처음으로 등록한 신규 판매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는 판매자가 해남 등 배추 주산지의 농민 조합이나 작목반으로 국한돼 있었으나 올해에는 충남 보령, 충북 충주, 속리산 문장대, 전남 영암, 강원도 평창 등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신규 판매자는 농민들의 장성한 자녀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연로한 농민을 대신해 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등록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농민들이 배추를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처음 절임배추 인터넷 판매에 나선 해남의 배추 재배 농민 김모 씨는 "배추가 한 마지기(100평)에 1천200포기 가량 생산되는데 중간상인에게 마지기째 넘기면 30만~40만원 밖에 못 받는다"며 "배추를 빨리 팔고 밭을 비워야 겨우내 다른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데 올해는 배추가 너무 풍작이라 중간상인이 마지기째 사줄지 의문이라 고민 끝에 딸에게 부탁해 절임배추 인터넷 판매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작목반 단위로 브랜드를 내걸고 절임배추를 판매하거나 지자체에서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데 필요한 생산 시설을 지원한 경우도 있다.
충남특화농산물인 '우리네농산물' 브랜드로 옥션에서 보령 절임배추를 판매하고 있는 송임순 실장은 "도매시장에 넘기는 방법도 있지만 직거래를 통해 우수한 품질의 절임배추를 소비자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 보령시가 절임배추 생산 시설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판매 농가가 많아지면서 절임배추 차별화를 위한 각 농가의 마케팅도 눈에 띈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배추를 생산한 농민의 사진을 상품과 함께 올리거나 '부녀회장이 직접 절였다' '유기질 퇴비와 1등급 청정지하수를 사용했다' '이장님이 직접 보낸다' 등의 재치있는 문구도 등장하고 있다.
옥션 식품담당 고현실 과장은 "각 지역 배추 농가들은 1차 가공 및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도시 소비자들은 다양한 지역상품 중에서 선택해 손쉽게 김치를 담글 수 있어 절임배추 인터넷 판매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조정현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