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닭이 낳은 신선한 달걀을 커피자판기에서처럼 손쉽게 뽑아 살 수 있는 달걀자판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경기도 광주의 한 아파트에 등장했다.

광주지역 6개 낙농가로 구성된 다한영농조합법인(대표 이만형)은 지난 1일 광주시 경안동 해태그린아파트 단지 내 관리사무소 옆에 달걀자판기 한 대를 설치, 운영중이라고 4일 밝혔다.

높이 1.75ｍ, 너비 1.5ｍ의 이 달걀자판기는 커피나 음료수 자판기처럼 지폐 또는 동전으로 2500원을 넣으면 10개들이 달걀 한 팩을 가져갈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일반 자판기처럼 물건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 달걀이 깨지기 때문에 우편함처럼 생긴 보관함 40개를 만들어 그 안에 달걀팩을 넣어 놓았다.

사고 싶은 달걀을 고른 뒤 자판기에 돈을 넣고 원하는 번호를 누르면 투명 아크릴판으로 만든 보관함 문이 열려 달걀팩을 꺼낼 수 있다.

이 아파트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조합 소속 대승농장에서 매일 아침 갓 낳은 달걀을 자판기에 채워 놓고 달걀을 판 뒤 그 다음 날 오후 팔리지 않은 달걀을 수거한다.

시중에서 3600원 전후로 판매되는 달걀 10개 값보다 1000원 가량 싼데다 당일 생산해 신선하다는 것이 자판기 달걀의 경쟁력이다.

다한영농조합법인이 달걀 직거래를 통해 농가 소득을 올리려고 고민하다 일본에 있는 달걀자판기에 착안, 광주시에 사업제안을 해 자판기 개발비 등 전체 사업비 6000만원 가운데 40%를 시로부터 지원받았다.

조합은 내달 초 달걀자판기 9대를 추가로 제작해 주요 아파트 단지와 시청 민원실, 농.축협 등에 설치할 예정이다.

조합 이만형 대표는 "설치 첫날에는 달걀팩을 9개 밖에 팔지 못했지만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며 "지역 주민에게는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달걀을 공급하고 낙농가에는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보다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