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과 8㎏짜리를 비롯한 상품(上品) 홍어를 포함해 320마리를 위판했는데 고작 2000여만원이라니.."
신안 흑산 해역에서 홍어잡이를 시작한 지 13년만에 가장 많은 홍어를 잡아 24일 흑산수협 위판장에서 판매한 신안선적 16t 홍어잡이 연승 선주 겸 선장 심동열(51)씨는 밑바닥까지 떨어진 홍어 값 때문에 기분이 씁쓸했다.
심씨는 수일 전 홍도 해역에 설치한 주낙을 올리면서 수없이 따라 올라오는 통통한 홍어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1996년부터 흑산도에서 홍어를 잡아왔지만 320마리를 한꺼번에 위판하기는 처음이다. 실제로는 400마리 정도 잡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320마리만 위판했다고 한다.
심씨는 "가격이 잘 나갈 때 같으면 3000만-4000만원 정도는 쉽게 받을 수 있는데 겨우 2천만원을 넘겼다"면서 "기름값과 인건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홍어 값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쳐 만선 풍어가를 부르고도 적자를 보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
요즘 8㎏짜리 홍어 상품 한 마리 값은 31만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만원 이상 폭락했고 7㎏ 이하는 20만-10만 원 정도로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흑산수협 관계자는 "값싼 일본, 중국산 홍어가 물밀듯 들어오고 경기침체 등으로 맛있는 흑산홍어가 팔리지 않아 값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다음 달부터는 시험 조업이 이뤄지는 홍어 금어기까지 겹쳐 어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흑산도에는 9척의 홍어잡이 배가 연간 140여t, 50억여 원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다.
푸드투데이 장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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