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폐지방침에 따라 존폐기로에 놓인 농촌진흥청 산하 제주지역 연구소가 외국산보다 정확하고 값도 싼 감귤 '비파괴선과기'를 개발해 농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농진청 난지농업연구소는 수입산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의 비파괴선과기들이 맛을 결정하는 당도와 산도 측정치의 오차가 많은데다 값도 대당 2억-3억원으로 비싸 농가보급에 어려움이 따르자 새로운 개념의 선과기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난지농업연구소가 ㈜엘텍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비파괴선과기는 광센서가 빛을 비추는 분광영역이 1천㎚(나노미터)∼1천700㎚로 외국산보다 2배나 넓어 당도(단위 브릭스)의 측정오차는 0.5에서 0.1∼0.3으로, 산도(단위 %)의 오차는 0.2에서 0.1로 크게 줄었다.
또 손으로 이뤄지던 광센서의 영점조정을 자동화 시켰으며, 기기의 크기를 외국산의 절반 이하인 1m 정도로 줄여 좁은 선과장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감귤 선과능력은 1초에 10개 내외로 외국산의 7개보다 많아 작업 효율성도 훨씬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소 최영훈 박사는 "신형 선과기의 제작가격이 1억원 미만으로 외국산보다 저렴하고, 키위 등 다른 과일에도 적용이 가능해 앞으로 국내 산업체에 기술이 이전되면 수입대체효과가 클 것"이라며 "내달에 특허를 출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지역에서는 주력산업인 감귤농업이 개방화시대에 대외 경쟁력을 갖추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열매의 크기에 따라 선별하는 일반적인 방식을 당.산도에 따라 선별해 출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그러나 비파괴선과기의 가격이 워낙 높아 농가작목반 조직에서는 설치에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 도내 640여개소의 노지감귤 선과장 가운데 비파괴선과기를 갖춘 곳은 12개소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농진청이 개발한 신형 비파괴선과기가 실용화되면 감귤농업인의 부담경감은 물론 품질향상과 그에 따른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푸드투데이 장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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