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농어촌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은 ‘농어촌 기본소득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도농복합도시의 ‘동 지역’ 주민을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규정을 두고 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농어촌 기본소득법 대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위원 12명 가운데 찬성 8명, 반대 1명, 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이번 법안은 농어촌 지역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는 주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매월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에는 기본계획 수립, 시행지역 선정, 지급 신청, 환수 절차 등 제도 운영 체계도 포함됐다.
농어촌 기본소득 법안은 농어민수당 지원법안, 농어민기본소득법안 등 총 10건의 제정 법안을 통합 조정한 대안 형태로 상임위에 상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장은 심사보고에서 “농어촌 주민의 소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어촌 주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매월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기본계획 수립과 시행지역 선정 등 운영 절차를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안 심사 과정에서는 지급 대상 지역을 인구소멸지역 가운데 군 지역의 읍·면 중심으로 설정한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도농복합도시의 농촌·어촌 동 지역을 법에서 원천 배제하면 지역 주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농어촌 기본소득이라면 농어촌 지역 전체를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도 “세금을 똑같이 내는데 일부 지역만 혜택을 받는다면 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도농복합지역까지 포함하는 방식의 법안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같은 당 서천호 의원 역시 "행정구역상 '동'이라도 실제로는 낙후된 지역이 많다. 2년 뒤에 시행될 법을 이렇게 시급하게 문제점이 있는 채로 통과시켜야 하느냐"며 유보 의견을 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임호선·임미애 의원은 “현재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책 지속성에 대한 의문을 남겨서는 안 된다”며 “제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우선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준병 의원도 “현재 법안은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한 군 지역을 중심으로 제도를 우선 시행하기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제도 시행 이후 재정 여건과 정책 효과를 고려해 도농복합도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표결에 부쳐졌고, 찬성 8명, 반대 1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가 경영 안정과 산림 재난 대응 강화를 위한 주요 법안들도 함께 처리됐다.
먼저 자유무역협정(FTA) 지원 특별법 개정안은 2025년 말 만료 예정이었던 FTA 피해보전직불제 시행 기간을 한미 FTA 발효일 기준 20년으로 5년 연장해 2030년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또 공익직불법 개정안은 기본직불금 지급 제외 기준인 농업 외 종합소득 금액을 4300만 원 이상의 범위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년마다 고시하도록 규정해 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산림재난방지법 개정안은 산불 관련 범죄 처벌을 강화하고 산불 원인 제공자에게 진화 비용 부담을 명확히 하는 등 산림 재난 대응 체계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원회는 법안 의결 외에도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또한 영농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법률안 철회 동의안 등도 처리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법안 의결 이후 “농어촌 기본소득 제도는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재원 확보와 하위 법령 마련 등을 통해 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 법안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