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의 가격 전략이 지역 개인 카페의 커피 가격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컵 따로 계산제’ 도입안까지 더해지면서 카페 커피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31일 “프랜차이즈 카페의 가격 인상이 단순히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개인 카페 가격 결정에도 기준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커피 원두 수입단가는 2024년 1월 kg당 5,136원에서 2025년 1월 8,433원으로 약 64.2% 급등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초 컴포즈커피, 더벤티, 메가커피, 빽다방 등 주요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아메리카노 가격을 100~700원 인상했다. 가장 많은 인상 폭은 200원 수준이었다.
협의회는 서울시 직장 인구 상위 10개 구에서 개인 카페 500곳을 조사해 이 중 비교 가능한 441곳의 가격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메리카노 가격을 인상한 개인 카페는 30.4%(134곳)에 그쳤고, 평균 인상률은 12%였다. 카페라떼 역시 33.8%만 가격을 올렸으며 평균 인상률은 9.2%로 나타났다.
다수의 개인 카페가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가격 동결을 선택했지만, 약 10곳 중 3곳은 400~500원 단위의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협의회가 12월 한 달간 개인 카페 3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원두 가격이 아닌 임대료, 인건비, 부자재 비용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78.2%는 “가격 결정 시 인근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의 가격을 참고한다”고 답해, 프랜차이즈 가격이 사실상 ‘시장 기준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일회용컵 사용 감축을 위한 ‘컵 따로 계산제’ 도입안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 체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음료 가격과 별도로 일회용컵 비용을 표시하는 취지 자체는 공감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저가 프랜차이즈 카페의 가격 인상은 지역 카페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가격 결정 과정에서 시장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며 “컵 따로 계산제 역시 소비자에게 추가 부담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과 현장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커피를 포함한 생활물가 전반에서 가격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정책 제언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