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윤덕노 작가가 한국의 거리음식의 기원을 기술한 "붕어빵에도 족보가 있다"에 의하면 붕어빵은 가난하고 고단한 과거를 함께해온 간식이 아닌 식사대용 음식이었다. 1930년대 도미빵의 틀을 기초로 만들어진 붕어빵은 일본=도미라는 공식처럼 한국인들에게 더 친숙한 일본=붕어의 팥소를 넣은 형태로 판매가 되었다.
1960~70년대 산업개발 시대에는 ‘풀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졌다. 어린 공장노동자들이 더 어린 동생들과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밥 대신 끼니를 때웠던 것이 붕어빵이다.
그 후로 세월이 흘러도 붕어빵은 여전히 서민들의 대표 간식이었다. 하지만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한 봉지 가득 붕어빵을 살 수 있었던 모습은 이제 추억이 됐다. 붕어빵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붕어빵 파는 노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지면서 주변의 붕어빵 판매처를 알려주는 앱(가슴 속 삼천원, 대동붕어빵여지도, 붕세권)도 등장했 붕어빵다. 상인들은 고물가와 지자체 단속의 여파로 장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붉은 팥 도매가격이 평년보다 8%가량 오르는 등 재료비는 줄줄이 상승했다. 조리에 필요한 LPG가스 가격은 환율 상승으로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주원료인 수입산 팥의 가격은 1kg당 1만 3500원대다.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뛴 가격이다. 밀가루 설탕 등 부재료 가격도 오르며 붕어빵 가격도 당연히 비싸졌다.
조리에 필요한 LPG가스 가격은 환율 상승으로 가격이 인상 됐으며, 단속도 강화됐다. 불법으로 노점을 차리고 영업을 할 경우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벌받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인상이 크게 느껴지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추위를 견디는 노동에 비해 쥐어지는 이익이 적은 것은 당연지사다.
최근엔 에어프라이기나 미니오븐을 이용해 간편하게 집에서 구워먹을 수 있는 냉동 붕어빵 제품도 다양하게 나왔으며 디저트로 붕어빵을 파는 카페도 늘었다.
하지만 추운겨울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붕어빵 봉지를 건네받아, 호호불며 한마리씩 먹는 달콤함에는 비할 수 없다.
그런데 붕어빵과 잉어빵의 차이는 뭘까? '모양이 새겨진 우묵하게 팬 틀에 밀가루 반죽과 팥소를 넣어 구운 빵'을 풀빵이라고 한다. 풀빵 중에 국화 모양 틀에 구운 건 국화빵, 붕어 모양 틀에 구운 건 붕어빵이다. 하지만 잉어빵은 황금잉어빵 회사에서 만든 상표 이름이다. 재료도 조금씩 다르다. 붕어빵은 반죽의 주재료가 밀가루인데 비해, 잉어빵은 밀가루와 찹쌀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