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가당음료에 설탕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건강 개선에 따른 경제적 편익이 부담금 수입의 4.3~7.2% 수준에 그치는 반면 부담금의 82%가 소비자가격에 전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료산업의 부가가치와 고용 감소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설탕부담금 도입을 둘러싼 비용·편익 검증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과 서울대학교 건강금융연구센터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가당음료 설탕부담금, 근거는 충분한가? 비용-편익 분석에 기초한 타당성 재검토’를 주제로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연구팀은 ‘설탕부담금 도입이 건강과 경제에 미치는 비용-편익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2016~2024년 원자료와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식품의약품안전처 생산·수입 통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한국의료패널 등을 활용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김선민 의원안, 이수진 의원안과 김윤 의원 포럼안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현재 데이터에서 관측된 상관관계를 적용한 ‘일반적 기준’에서 설탕부담금 도입에 따른 건강 편익은 연간 44억~104억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이 추산한 연간 부담금 수입은 이수진 의원안 613억원, 김선민 의원안 1985억원, 김윤 의원 포럼안 2324억원이다. 이에 따라 의료비 절감과 생산성 개선 등을 포함한 건강 편익은 부담금 수입의 4.3~7.2% 수준으로 분석됐다.
같은 연구는 설탕부담금 부과에 따른 산업 영향도 분석했다. 가당음료 소비 감소로 음료 관련 산업의 연간 부가가치는 604억~1261억원 줄고 취업자는 889~1854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상용직 고용도 410~856명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부담금의 소비자가격 전가율은 82%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제품별 음료 가격은 1.07~5.58% 상승하고 소비자잉여는 연간 507억~1954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사회경제적 비용 대비 건강 편익 비율(B/C)은 0.04~0.09로 나타났다. 경제적 비용 100원이 발생할 때 건강 편익이 4~9원이라는 의미다.
홍 교수는 가당음료 섭취와 만성질환의 관계에 대해서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 분석에 따르면 2016~2024년 성인의 가당음료를 통한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10.8g에서 7.9g으로 2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19~64세 비만율은 35.0%에서 38.5%로 상승했다. 연구진은 소득과 교육, 운동, 음주·흡연 등 생활습관 변수를 통제한 분석에서도 가당음료 당 섭취가 비만·당뇨·고혈압 등을 유의하게 높인다는 통계적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이날 발표된 연구진의 분석 결과다. 앞서 설탕부담금 도입을 논의한 다른 연구에서는 부과 방식에 따라 연간 부담금 규모를 4000억~9000억원대로 추산하는 등 분석 전제와 방식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포럼에서는 가격 규제보다 기업의 자발적인 당류 저감과 영양정보 제공 등 비가격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지훈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생활영양안전정책과장은 “식약처는 그간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합리적인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영양성분 표시와 열량 정보 제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식품·외식업계의 자발적인 당류 저감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소비자가 영양정보를 식품 선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식품 선택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상훈 의원은 “설탕부담금이 실제 국민 건강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국민과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 건강과 경제적 부담을 함께 고려해 실효성 있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음료협회연합 아시아·태평양 지역그룹(International Council of Beverages Associations-Asia Pacific Regional Group)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