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 김승원 ‘신약 청탁’ 의혹에 입 연 오유경 식약처장…“제넨셀 특혜 없었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로 번지면서 2021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 과정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넨셀이 다수의 보완 요구를 받고도 당시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보다 빠르게 임상 2·3상을 승인받았다며 특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당시 적용된 신속심사 제도와 임상시험 승인·연구개발(R&D) 지원의 서로 다른 평가 목적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 전체회의에서 나온 오유경 식약처장과 정은경 복지부 장관의 답변을 토대로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첫 번째 쟁점은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이 실제로 이례적으로 빨랐느냐다.
제넨셀은 2021년 9월 23일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3상 시험계획을 신청해 같은 해 10월 26일 승인을 받았다. 신청부터 승인일까지 전체 경과기간은 33일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시 코로나19 신물질 치료제의 신청부터 승인까지 평균 경과기간이 약 71일이었다는 점을 들어 제넨셀의 승인이 상대적으로 빨랐다고 주장했다.
33일과 71일은 모두 신청일부터 승인일까지의 전체 경과기간을 기준으로 한 만큼 비교 자체는 가능하다. 실제로 제넨셀의 승인까지 걸린 기간이 당시 평균보다 짧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승인기간이 짧았다는 사실과 특혜가 있었다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식약처는 전체 33일 가운데 업체가 보완자료를 준비한 기간 등을 제외하고 식약처가 실제 심사에 사용한 기간은 11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유경 처장은 이날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의 식약처 평균 심사기간은 10일이었고 이 건은 11일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제에는 신속심사 프로그램이 적용돼 심사기간을 15일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했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즉 ‘33일 대 71일’은 신청부터 승인까지 전체 경과기간을 비교한 것이고, ‘11일 대 10일’은 식약처가 밝힌 실제 심사 소요일수를 비교한 것이다. 제넨셀의 전체 승인기간이 평균보다 짧았던 것은 맞지만 식약처 내부 심사에 투입된 기간만 보면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승인까지 33일이 걸렸다는 사실만으로 특혜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혜 여부를 가리려면 단순 기간뿐 아니라 심사 순서가 앞당겨졌는지, 통상적인 심사 절차가 생략됐는지, 동일한 보완 수준의 다른 품목과 비교해 다른 기준이 적용됐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 쟁점은 ‘14개 보완 요구를 받고도 보완자료 제출 8일 만에 승인됐다’는 주장이다.
식약처가 제넨셀에 14개 항목의 보완을 요구했고, 업체가 10월 18일 보완자료를 제출한 뒤 8일 만인 26일 최종 승인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이날 국회 질의에서는 14개 대분류 아래 세부 보완사항을 합하면 30건이 넘는다는 점도 거론됐다.
다만 보완 항목의 숫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심사가 부실했거나 난도가 높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오 처장은 추가 동물실험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구가 포함됐는지, 기존 자료나 임상시험계획서를 수정하면 되는 사안인지에 따라 처리에 필요한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넨셀이 1차 보완만으로 승인을 받은 것 역시 당시 유일한 사례는 아니었다. 오 처장은 당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45건 가운데 26건이 1차 보완에서 종결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대로라면 ‘2차 보완 요구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제넨셀에 예외적인 절차가 적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것만으로 모든 의문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제넨셀에 요구된 30여 건의 세부 보완사항 가운데 안전성이나 유효성과 직결된 핵심 사안이 무엇이었는지, 업체가 제출한 보완자료가 이를 어느 수준까지 해소했는지는 당시 심사자료와 보완답변서를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세 번째 쟁점은 복지부의 코로나19 치료제 R&D 지원에서 제넨셀이 잇따라 탈락한 점이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등은 제넨셀이 복지부 연구비 지원에 다섯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탈락했고, 평가 과정에서 ‘비임상 유효성 근거가 미흡하다’는 취지의 지적을 받았다며 임상시험 승인과 모순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은경 장관은 “유효성을 판단할 근거가 미흡하거나 유의미하지 않다는 지적이지, 효과가 아예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복지부 설명대로라면 임상시험 승인과 R&D 지원 선정은 애초 평가 목적이 다르다.
임상시험 승인은 제출된 비임상·품질자료 등을 토대로 사람을 대상으로 해당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규제 절차다. 반면 정부 R&D 지원은 한정된 예산을 배분하기 위해 여러 후보를 놓고 기술성뿐 아니라 사업화 가능성, 제품 차별성, 개발 성공 가능성 등을 비교하는 경쟁평가다.
정 장관은 당시 치료제 R&D 지원에 69건이 신청됐고 실제 지원을 받은 과제는 8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 R&D 지원에서 탈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이 잘못됐다고 곧바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다만 R&D 평가위원들이 비임상 유효성 근거의 어떤 부분을 문제 삼았는지는 임상시험 승인 당시 제출된 자료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 쟁점은 오유경 처장의 ‘검찰 무혐의’ 발언이다.
오 처장은 이날 “이번 사안과 관련해 식약처가 특혜를 준 것이 없다는 것은 이미 검찰에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을 김승원 후보자까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정확하지 않다.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27일 김 후보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없다는 의미의 무혐의 처분과 다르다. 검찰은 당시 김 후보자가 업체 측으로부터 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청탁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실제 금품 수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후원금 약속 자체를 부인하며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검찰이 당시 식약처 심사 과정에서 절차 위반이나 특혜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과 김 후보자 개인에게 내려진 형사처분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제넨셀이 제출한 동물실험 자료의 신뢰성 문제도 식약처의 ‘특혜 심사’ 여부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관련 1심 판결에서는 제넨셀 창업자가 코로나19 비임상시험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자료를 작성하고, 이후 실시한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햄스터 폐사와 이상 소견 등을 자료에서 누락한 사실 등이 인정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오 처장은 이날 회사가 사실에 부합하는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으며, 제출되지 않은 사실까지 당시 심사자가 알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업체가 허위·누락 자료를 제출했다면 그 책임은 우선 제출자에게 있다. 다만 해당 자료가 승인 심사를 통과한 만큼 당시 규제기관의 검증체계가 이를 걸러내지 못한 문제는 ‘특혜 여부’와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와 검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넨셀의 승인기간이 당시 평균보다 짧았다는 점, 1차 보완만으로 심사가 마무리됐다는 점, 복지부 R&D 지원에서 다섯 차례 탈락했다는 사실만으로 식약처가 특혜를 제공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검찰도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과 실무진 등을 조사한 뒤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 전 처장이 구체적인 처리 방법이나 결론을 지시하지 않았고, 실무진 역시 관련 청탁 내용을 알지 못한 채 규정에 따라 심사한 것으로 판단해 김 전 처장을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