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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 개편이 국내 간장시장 재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산분해간장을 장류에서 제외해 소스류로 이관하는 방향이 검토되는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혼합간장에 양조간장을 최소 50%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다.
이른바 ‘양조간장 50% 기준’이 제도에 반영될 경우 산분해간장 비율이 높은 주요 혼합간장은 배합비와 제품 유형·명칭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혼합간장 의존도가 높은 업체와 대용량 업소용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중소 장류업체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5년 식품 등의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혼합간장 국내 판매량은 13만7936톤으로 양조간장 5만2119톤의 2.6배에 달했다. 산분해간장은 4만5929톤이 판매됐다. 판매액도 혼합간장이 2322억원으로 양조간장 1745억원을 웃돌았다.
현재 식약처는 식품공전 분류체계 개편 과정에서 산분해간장을 장류에서 제외하고 소스류의 ‘아미노산액’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산분해간장이 장류에서 제외된다면 혼합간장의 정의와 배합기준도 함께 정비해야 한다며 양조간장을 최소 50% 이상 사용한 제품에 한해 혼합간장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 시판 혼합간장 15종 중 12종 ‘양조 50% 미만’
소비자단체가 제안한 기준을 현재 시판 제품에 적용하면 상당수 혼합간장이 영향권에 들어간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최근 조사한 혼합간장 15종 가운데 양조간장 함량이 50% 이상인 제품은 몽고 ‘송표간장’ 75%, ‘으뜸진’ 70%, ‘1급간장’ 50% 등 3종에 불과했다.
샘표 ‘진간장 금F3’는 양조간장 30%, 산분해간장 70%였으며 ‘진간장 금S’는 각각 10%, 90%, ‘진간장S’는 7%, 93%였다. 몽고 ‘진간장’은 양조간장 17%, 삼화 ‘진간장’은 20%, 오복간장은 30%로 조사됐다.
전체 15종 가운데 12종이 소비자단체가 제안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 샘표·대상 영향 엇갈려…혼합간장 의존도 차이
기준 개편의 영향은 업체별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국내 소매 간장시장 1위 샘표와 2위 대상은 혼합간장 의존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닐슨아이큐·마켓트랙 소매점 지표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소매점 간장 매출에서 샘표는 497억4867만원으로 58.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혼합간장 매출은 251억9759만원으로 전체 간장 매출의 약 51%를 차지했다. 판매량 기준 혼합간장 비중은 67%에 달했다.
반면 대상은 같은 기간 간장 매출 193억8424만원으로 시장점유율 22.7%를 기록했지만 혼합간장 매출은 9311만원으로 전체의 0.5%에 그쳤다. 판매량 기준 비중도 0.2%였다.
양조간장 최소 배합기준이 도입될 경우 혼합간장 의존도가 높은 샘표가 대상보다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특히 샘표 ‘진간장 금F3’와 ‘금S’, ‘진간장S’ 등 주요 혼합간장이 소비자단체가 제안한 50% 기준에 미치지 못해 실제 기준이 이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제품 배합비와 유형·표시 전략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 중소 장류업체 설비 부담…업소용 시장도 변수
중소 장류업체와 B2B(식당·업소용) 시장의 부담도 변수다.
업계에서는 가정용과 달리 업소용 시장의 경우 가격과 맛의 일관성 등을 이유로 산분해간장 비율이 높은 혼합간장 수요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소용은 가격과 맛의 일관성 때문에 산분해간장 비율이 높은 혼합간장 수요가 크다”며 “주력 제품이 기존 간장 유형에서 벗어나면 단순히 표시를 바꾸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조간장 비율을 높이려면 제국과 발효·숙성, 압착 등에 필요한 생산설비와 숙성 공간도 갖춰야 한다.
장류업계에서는 30톤 규모 제국기와 압착설비, 대규모 숙성탱크 등을 새로 구축할 경우 수백억원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 간장업체가 단기간에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라며 “기준이 급격히 바뀌면 양조 생산설비를 갖춘 일부 대형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8L 이상’ 생계형 적합업종 보호범위도 쟁점
식품유형 개편이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와 어떻게 연계될지도 쟁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월 간장·된장·고추장·청국장 제조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했다. 간장·된장·고추장의 규제 대상은 소상공인이 주로 영위하는 8L·kg 이상 대용량 제품이다. 반면 소스류와 혼합장 등은 산업경쟁력과 신제품 개발 등을 고려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따라서 공전 개편 이후 산분해간장이나 현재 혼합간장으로 판매되는 일부 제품이 소스류 또는 새로운 식품유형으로 분류될 경우 기존 생계형 적합업종의 보호범위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특히 8L 이상 대용량 제품은 식당과 외식·급식업체 등 B2B 시장과 맞닿아 있다.
장류업계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보호받는 간장은 대용량 업소용 시장과 연관돼 있다”며 “식품유형 개편으로 보호 대상 제품의 범위가 달라진다면 중소업체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