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 전수조사부터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밀·콩 자급률, 계란 유통구조, 가축방역 인력 부족까지 농정 전반에 걸친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증받을 전망이다.
정부가 각종 농정 사업의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재정과 인력, 유통 인프라가 충분한지, 정책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 부작용에 대한 대응책을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31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분석’에 따르면 올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서는 농지 전수조사와 영농형 태양광,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밀·콩 수급관리, 계란 가격·유통체계, 가축방역 인력 부족 등이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올해 국정감사는 오는 10월 6일부터 27일까지 3주간 진행되며 정보위원회 등 겸임 상임위원회는 같은 달 30일까지 이어진다.
농지 전수조사, 두 달 새 21만㏊ 증가…부작용 관리 쟁점
우선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농지 전수조사는 조사 규모가 갑자기 확대된 배경과 현장 부작용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7월 14일 기준 전체 대상 농지 136만㏊ 가운데 71%인 97만㏊에 대한 기본조사를 마쳤으며, 이 가운데 무단 휴경이나 불법 전용, 임대차 위반 등이 의심돼 현장 확인이 필요한 농지가 27.6%에 달했다.
특히 올해 기본조사 대상 면적이 지난 4월 당정협의와 5월 국무회의 당시 115만㏊에서 7월 136만㏊로 두 달여 만에 21만㏊ 늘어난 배경이 집중 검증 대상이다.
전수조사에 따른 부작용도 쟁점이다. 농지 가치 하락에 따른 지역농협의 여신 부실 가능성을 비롯해 임대차 계약 해제로 인한 친환경농업 위축, 농지 매각·위탁 수요 증가,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부담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농지 투기 근절과 소유·이용 실태 파악을 넘어 조사 결과를 어떤 농지 정책으로 연결할 것인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영농형 태양광, 전력망 못 연결하면 ‘그림의 떡’…수익성 재검증
오는 12월 시행을 앞둔 영농형 태양광은 사업 확대에 앞서 실제 수익성과 농업 생산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설비는 103개소지만 대부분 100kW 미만 소규모 실증시설이다. 전국에서 주민 주도로 1MW 이상 규모의 영농협 태양광을 운영하는 전남 영광 월평마을 역시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해 발전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계통 접속이 확정돼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자금 조달이 가능하고 계통 접속비용도 발전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 수익성 산정의 주요 요소였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발급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어서 향후 신규 사업자의 수익모델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태양광 시설 설치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와 실제 영농활동을 어떻게 담보할지도 과제다. 발전 수익에 사업의 무게가 쏠릴 경우 영농이 형식적인 요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작물별 실증 결과와 농업 생산성 유지 방안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액 급증했지만…보조금 끊어도 경쟁력 있나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빠른 외형 성장 이면에 놓인 정부 지원 의존도와 거래의 질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액은 2024년 6737억원에서 지난해 1조2365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77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8.4% 늘었다.
정부는 2025년 기준 오프라인 우통 농산물과 비교해 유통비용률은 11.1%, 소비자 구매금액은 7.5% 낮아졌고 물류 이동거리는 26.8% 단축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청과류 농가 수취금액도 5.1%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 같은 성장이 정부 지원을 제외하고도 지속될 수 있느냐다.
현재 판매자가 부담하는 직배송 운송비의 최대 50%, 건당 최대 50만원이 지원되고 있으며 플랫폼 이용료와 정산수수료도 올해 말까지 면제된다. 구매자금 융자와 온·오프라인 마케팅 비용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향후 보조금과 수수료 지원이 축소되더라도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과 비교한 가격·물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수관계 거래와 근거리 거래, 순환거래 등 이른바 '이상거래' 논란도 남아 있다.
정부는 2024~2025년 거래 25만건을 전수 점검한 결과 일부 특수관계·근거리·순환거래가 확인됐지만 법적으로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는 통정허위표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적 위법성이 없다는 것과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거래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조금 지원 취지나 물류 효율화 효과가 떨어지는 거래가 실제 어느 정도였는지 유형별 규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밀 자급률 또 목표 미달…수매대금까지 늦어져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밀과 콩 정책은 반복되는 자급률 목표 미달과 불안정한 수매 재원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제2차 밀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통해 2025년 9072㏊, 3만8000톤 수준인 밀 생산을 2030년까지 5만㏊, 20만톤으로 확대하고 밀 자급률을 8%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2025년 밀 자급률은 1.7%로 1차 기본계획에서 설정했던 2025년 목표 5%에 크게 못 미쳤다.
정부는 과거에도 2020년 자급률 15%, 2022년 9.9%, 2027년 8% 등 밀 자급률 목표를 잇달아 내놨지만 실제 자급률은 장기간 1~2%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에서는 2030년 8% 목표의 현실성과 함께 목표 달성을 위한 연차별 생산 확대 및 재정투입 계획이 집중적으로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수매대금 지급 지연도 농가 신뢰를 흔드는 요인이다.
밀은 올해 6월 입고 물량의 대금 지급이 8~9월로 늦춰질 수 있다는 안내가 내려왔으며 콩 역시 2024회계연도 수매대금의 연내 지급률이 37%에 그쳤다. 올해 논콩 수매량도 지난해 6만톤에서 3만톤으로 절반 줄었다.
농산물가격안정기금(농안기금)의 유동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법정 공공비축양곡인 밀과 콩의 수매 재원을 농안기금이 아닌 양곡관리특별회계로 이관할 필요가 있는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계란값보다 ‘가격 결정구조’…산지가격 일원화 실효성 따진다
계란은 단순한 가격 수준보다 생산부터 소매까지 가격이 결정되는 유통구조 자체가 국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대한산란계협회가 회원 농가와 유통업체 간 거래에 적용되는 산지 기준가격을 결정·통지한 행위를 담합으로 판단해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했다.
농식품부도 계란 산지가격 조사·발표를 축산물품질평가원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자단체들은 공적 도매시장이 없는 계란 시장에서 생산자 측 기준가격 기능이 약화될 경우 오히려 대형 유통업체의 가격 결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계란은 농가가 소매처로 직접 출하하는 비중이 18.3%인 반면 수집판매업체와 선별포장업체 등을 거치는 비중은 81.7%에 달한다.
특히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소매단계에서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산지가격 조사체계만 손질해서는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계란 선별·포장 전문시설인 GP(Grading & Packing)센터를 단순한 위생관리 시설에서 물량 조절과 거래 기능을 갖춘 유통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생산-도매-소매 단계의 표준 계약거래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가축방역 수의직 10명 중 3명꼴 결원…처우개선 효과 검증
가축전염병 방역 최전선을 담당하는 수의직 공무원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도 올해 국감의 주요 현안이다.
최근 5년간 수의직 공무원 결원율은 28~32% 수준으로 300명 이상이 지속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2025년 기준 정원 1001명 가운데 현원은 809명에 그쳤다.
수의직 공무원의 부족을 보완하는 공중방역수의사도 최근 3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공수의 인력 확보 역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2022년 이후 채용 요건 완화와 수당·방역활동장려금 인상, 민간인력 활용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지만 결원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현재 7급 중심인 수의직 공무원의 채용 직급을 6급이나 5급으로 높이는 방안을 비롯해 급여·수당 체계 현실화, 근무환경 개선, 승진과 경력개발 기회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올해 농식품부 국감은 개별 사업의 단기 성과보다 정부가 확대하고 있는 농정 정책을 뒷받침할 재정·인력·유통 인프라가 실제 현장에서 지속가능하게 작동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농지 전수조사와 온라인도매시장, 영농형 태양광처럼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정책은 확대 과정의 부작용과 재정 의존도를, 밀·콩과 계란·가축방역 분야에서는 수년간 되풀이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마련돼 있는지를 놓고 국회의 집중적인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