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시중에 유통 중인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일반식품 대부분이 수면 질환 치료에 쓰이는 전문의약품 처방 용량을 초과하거나, 허위·과장 광고로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일부 제품에서는 처방량의 6배에 달하는 멜라토닌이 검출된 반면 표시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품도 확인됐다.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처럼 광고한 사례도 절반을 넘었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식품 30개와 관련 온라인 광고 100건을 조사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제품은 과·채가공품과 고형차, 캔디류, 혼합음료 등으로 신고된 일반식품이었다. 그러나 성분 분석 결과 30개 제품 모두에서 국내 전문의약품에 사용되는 것과 화학구조가 동일한 멜라토닌이 검출됐다.
◇ 30개 중 27개가 처방량 2mg 초과
제품에 표시된 하루 최대 섭취량을 기준으로 분석한 멜라토닌 함량을 분석한 결과 최소 0.7mg에서 최대 12mg으로 나타났다.
전체 제품의 90%인 27개가 전문의약품의 일반적인 하루 처방 용량인 2mg을 초과했다.
뉴트리플랜트의 ‘플랜트멜라’에서는 하루 섭취량 기준 12mg이 검출돼 처방량의 6배에 달했다.
웰스믹 ‘멜라토닌 텐 프리미엄’은 10.9mg, 청인 ‘멜톤 멜라토닌 맥스’는 10.5mg, 만년해로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멜라토닌 맥스’는 10mg으로 뒤를 이었다.
뉴트리코어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멜라바인 2mg’은 제품명에 ‘2mg’을 강조했지만, 표시된 최대 섭취량인 3정을 먹으면 실제 섭취량은 6.9mg에 달했다.
제약사와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이 판매한 제품도 예외가 아니었다.
동국제약 ‘마이핏 V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멜라민즈’에서는 2.1mg, CJ웰케어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멜라메이트 구미’에서는 2.2mg이 검출됐다.
에스더포뮬러 ‘여에스더 멜라나인 플러스’는 2.1mg, 닥터린 ‘멜라바인’과 데일리원 ‘멜라드림’은 각각 2.4mg이었다. 모두 일반식품으로 판매된 제품이다.
◇ 표시량 3분의 1 제품도 확인
제품에 표시한 함량과 실제 검출량이 크게 다른 사례도 확인됐다.
동화약품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배러레스트’는 한 병당 멜라토닌 2.16mg을 표시했지만 실제 검출량은 0.72mg으로 표시량의 33%에 그쳤다.
피지스랩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트루멜라 2mg’도 한 정당 2mg을 표시했지만 실제 함량은 약 1mg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일부 제품은 표시된 섭취 방법에 따라 먹을 경우 전문의약품 처방량을 크게 넘어서는 반면 다른 제품은 표시한 함량조차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 온라인 광고 58%가 부당광고
온라인 광고 100건 가운데 58건은 일반식품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부당광고로 확인됐다.
36건은 ‘영양제’, ‘수면 유도’, ‘기능성이 입증된 원료’ 등의 표현을 사용해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처럼 광고했다.
‘수면보조제’, ‘각성완화제’ 등 의약품으로 인식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한 광고는 4건, ‘불면증’ 등 질병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현한 광고도 4건이었다.
‘식약처 인증’, ‘세계 최초 인증’, ‘국내 최대 함량’ 등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 거짓·과장 광고도 4건 적발됐다.
동화약품 ‘배러레스트’와 종근당 ‘식물성 멜라토닌 2mg 함유 멜라스피드’, 대한뉴팜 ‘디뉴 식물성 멜라토닌 5mg’도 건강기능식품 오인 광고로 확인돼 관련 광고를 수정하거나 삭제했다.
소비자원이 지적한 부당광고 58건은 지난달 27일 기준 모두 수정 또는 삭제됐다.
◇ 8개 사업자는 개선 권고에 무응답
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30개 제품 판매사업자에게 멜라토닌 함량을 낮추고 용법·용량과 안전 주의사항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6개 사업자는 판매 중단, 2개 사업자는 품질 및 표시 개선, 14개 사업자는 표시 개선 의사를 밝혔다.
반면 국민건강연구소와 도토리생활건강, 랩온랩, 비피바이오, 오우지니어스, 투애니포, 퍼스널바이오, 피지스랩 등 8개 사업자는 소비자원의 권고에 회신하지 않았다.
전문의약품 멜라토닌은 수면의 질이 저하된 55세 이상 불면증 환자의 단기 치료 등에 하루 2mg이 처방된다. 투여 기간은 최대 13주로 제한되며 두통과 어지러움, 불안, 복통,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보고돼 있다.
음주나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복용 후 졸음이 나타날 수 있어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 조작도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식품 형태의 식물성 멜라토닌 제품에는 전문의약품과 같은 진단과 처방, 복약지도 체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식물성’이나 ‘천연’이라는 표현이 멜라토닌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광고만 믿고 고함량 제품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과다 섭취와 오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은 식물성 멜라토닌 제품의 다량 또는 장기 섭취를 자제하고, 수면 불편이 계속되거나 아동·청소년과 임산부 등이 섭취하려는 경우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당부했다.
또 관계 부처에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일반식품에 대한 별도의 관리방안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