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음료업체들이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주요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최근 기업 실적과 원재료 가격 흐름을 고려할 때 인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30일 주요 식음료업체의 2026년 1분기 경영실적과 원재료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부 업체의 매출원가율은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격 인상 철회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올해 초 일부 식품업체들이 정부의 물가안정 협조 요청과 국제 곡물 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내렸지만, 판매량이 많은 대표 제품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반기 가격 인상에는 오뚜기 케첩·카레·후추, CJ제일제당 햇반·비비고 만두,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레쓰비·칸타타 등 소비자 이용 빈도가 높은 주력 제품이 다수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가격 인하는 소비자 체감도가 낮은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하고, 인상은 시장점유율과 판매량이 높은 제품에 집중될 경우 기업의 수익성 유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 체감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 영업이익 91% 증가…농심도 20.3% 늘어
협의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칠성음료와 오뚜기,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세 업체 모두 하락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5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50억원에서 478억원으로 91.0% 늘었다. 매출원가율은 67.6%에서 66.2%로 1.4%포인트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2.7%에서 5.0%로 상승했다.
오뚜기는 매출액이 9208억원에서 9552억원으로 3.7%, 영업이익은 575억원에서 594억원으로 3.3%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83.3%에서 83.2%로 소폭 하락했고 영업이익률은 6.2% 수준을 유지했다.
농심의 매출액은 8930억원에서 9340억원으로 4.6%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561억원에서 674억원으로 20.3%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은 71.7%에서 69.7%로 2.0%포인트 낮아졌고 영업이익률은 6.3%에서 7.2%로 올랐다.
협의회는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이 2024년 연간 4.6%, 2025년 4.2%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률 역시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영업이익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률 4.8%와 비교하면 올해 1분기 수익성이 회복된 것으로 평가했다.
협의회는 “세 업체 모두 매출원가율이 낮아지고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공개된 실적만 보면 소비자가격을 인상해야 할 만큼 원가 부담이 악화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알루미늄·나프타 급등했지만 6월에는 하락
식음료업체들은 가격 인상 배경으로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상승을 들고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제 원당 가격은 지난해 급등한 뒤 전반적으로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밀가루와 전분·전분당 시장도 최근 담합 적발 이후 경쟁 회복과 가격 안정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포장재 원재료인 알루미늄과 나프타 가격은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알루미늄 국제 현물 가격은 2025년 평균 톤당 약 2630달러에서 2026년 2분기 평균 약 3576달러로 올랐다. 다만 6월 가격은 톤당 3459달러로 전월 3670달러보다 5.8% 하락했다.
플라스틱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올해 3∼4월 급등했지만, 6월에는 리터당 720원으로 전월보다 26.8%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협의회는 일부 원재료 가격 상승이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단기간의 가격 변동을 근거로 하반기 제품 가격을 평균 5% 이상 올리는 것이 적정한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가격 인상이 현재 발생한 비용 부담보다 향후 원가 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나 수익성 확보를 위한 결정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시장점유율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린 점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고물가·고유가·고환율 상황에서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도 생활물가 상승 부담을 함께 감당하고 있다”며 “원가 하락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때와 마찬가지로 원가 상승 때도 인상 필요성과 수준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품업계는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국민과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