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전국 하수 시료를 분석한 결과 메트암페타민과 합성칸나비노이드, 케타민, 코카인 등 불법 마약류 31종이 검출됐다. 특히 ‘합성대마’로 불리는 합성칸나비노이드 계열이 21종으로 가장 많았고, 할로윈 기간 유흥시설 인근에서는 코카인과 엑스터시 등 이른바 ‘클럽 마약류’도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하수처리장과 상위배수분구, 인구밀집지역에서 채취한 하수 시료를 분석한 ‘2025년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식약처는 수사와 단속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를 보완하기 위해 2020년부터 전국 하수 시료에 남아 있는 마약류 성분의 종류와 양을 분석해 왔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채수 지점과 방법을 개선하고 분석 대상 마약류를 기존 15종에서 243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표준물질 없이 미지의 화학구조를 탐지하는 비표적 분석도 병행했다.
조사 지점은 전국 17개 시·도의 하수처리장 34곳과 서울·인천·전남광주 등 3개 도시의 상위배수분구 16곳, 할로윈 기간 유흥시설 인근 인구밀집지역 10곳이다.
기존에는 자동채수기를 이용해 1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시료를 채취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불법 마약류 사용 가능성이 높은 주말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사람이 직접 시료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조사 결과 전체 하수 시료에서는 불법 마약류 31종과 졸피뎀 등 의료용 마약류 25종이 검출됐다. 불법 마약류 31종 가운데 28종은 마약류관리법상 지정 물질이고, 3종은 임시마약류로 확인됐다.
불법 마약류 검출 종류는 2020년 5종, 2021년 5종, 2022년 8종, 2023년 7종, 2024년 7종에서 지난해 31종으로 크게 늘었다.
메트암페타민은 하수처리장과 상위배수분구, 인구밀집지역에서 모두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를 근거로 메트암페타민이 전국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수처리장 검출량을 기준으로 산출한 국내 메트암페타민 하루 평균 사용 추정량은 인구 1000명당 85㎎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2109㎎, 호주 1518㎎, 체코 1175㎎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해외 수치는 국가 전체가 아닌 일부 도시와 하수처리장 자료를 토대로 산출됐다.
가장 많이 검출된 계열은 대마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합성칸나비노이드였다. 전체 31종 가운데 21종이 합성칸나비노이드 계열로, 하수처리장과 상위배수분구, 인구밀집지역에서 모두 확인됐다.
합성칸나비노이드는 합성대마로도 불리며 젊은 층과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신종 마약류로 지목돼 왔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자료에서도 2024년 세계에서 새로 출현한 신종 마약류 가운데 합성칸나비노이드 계열이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케타민도 2022년부터 4년 연속 하수 시료에서 검출됐다. 지난해에는 하수처리장과 인구밀집지역에서 확인돼 실제 유통과 사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채수 장소별로는 하수처리장에서 11종, 상위배수분구에서 18종, 인구밀집지역에서 8종의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
상위배수분구에서 하수처리장보다 더 많은 종류가 확인된 것은 사용 지점과 가까워 하수처리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희석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기 때문으로 식약처는 판단했다.
특정 시기와 장소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할로윈 당일 심야와 새벽 시간대 유흥시설 인근 하수에서는 코카인과 MDMA, 케타민 등 클럽 마약류를 포함해 8종이 검출됐다.
같은 지역을 평소 주말에 다시 조사했을 때는 클럽 마약류 등 4종만 확인됐다. 특정 행사와 인구밀집 시기에 따라 사용되는 마약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올해 조사 대상 지역과 분석 범위를 더 확대한다.
상위배수분구 조사 지역은 기존 3개 도시에서 6개 도시로 늘리고, 유흥시설 인근 등 불법 마약류 사용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채수 지점을 선정할 계획이다. 특정 시기의 마약류 사용 실태를 확인하기 위한 인구밀집지역 조사도 1곳에서 3곳으로 확대한다.
조사에서 불법 마약류가 확인될 경우 관할 수사기관과 지방정부에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단속에 활용하도록 하고,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광고 모니터링에도 연계할 방침이다.
신종 마약류로 의심되는 물질이 확인되면 추가 분석을 거쳐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등 대응도 강화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수 분석을 통해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