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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유럽, 식음료 매대 바꿨다…아이스크림 34%·냉동과일 28%↑

기후변화에 현지 소비 ‘가열’서 ‘냉각’으로 즉각 체질 개선
RTD·샐러드·냉동식품 수요 늘고 베이커리·가열 간편식은 감소
aT “불 안 쓰는 냉동 K-간편식·RTD 음료 수출 틈새 공략해야”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유럽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현지 식품 소비를 ‘가열’에서 ‘냉각’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생수와 즉석음용음료(RTD), 아이스크림, 냉동식품, 샐러드 수요가 늘면서 국내 식품기업에도 냉장 음료와 냉동 K-푸드 등의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유럽에서는 독일과 폴란드, 체코 등 여러 국가의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경신됐다.

 

독일 코셴에서는 기온이 41.7도까지 올라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폴란드 슬루비체는 40.5도로 100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체코 독사니도 41.9도를 기록해 관측 사상 처음으로 41도를 넘어섰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서는 40.7도, 네덜란드 엘에서는 39.4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40도를 기록했다.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는 44도까지 치솟으며 극한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세계기상기구와 유럽중기예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유럽 평균기온은 20.74도로, 1991~2020년 평균보다 3.05도 높았다.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6월 수치도 넘어섰다.

 

유럽기후변화서비스는 유럽이 전 세계에서 온난화 속도가 가장 빠른 대륙으로, 기온 상승 속도가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폭염은 현지 식품 소비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IQ 자료를 보면 폭염 기간 슈퍼마켓 전체 매출은 4.6% 증가했다. 아이스크림 판매는 34%, 냉동 과일은 28%, 소프트드링크는 11.9% 늘었다. 유럽 생수 시장도 연간 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븐이나 가열 조리가 필요한 베이커리와 뜨거운 간편식 수요는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피하고 수분 보충과 냉각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호한 영향이다.

 

생수와 기능성 수분 보충 음료는 폭염의 대표적인 수혜 품목으로 꼽혔다.

 

유럽 생수 시장은 지난해 가치 기준 5%, 물량 기준 3% 성장했다. 올해는 폭염 장기화로 여름철 성장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이스크림과 냉동 디저트 판매도 급증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5월 말 폭염 기간 아이스크림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34% 늘었다.

 

식품 컨설팅 기관 프로시마는 폭염으로 아이스크림 판매 기간이 길어지고 프리미엄 냉동 디저트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RTD 음료 시장 역시 폭염 효과를 누리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 판매는 전년보다 10.9% 증가했고 소프트드링크는 가치 기준 11.9%, 물량 기준 5.6% 성장했다. 5월 말 폭염 기간 라거 맥주는 7.9%, 사이다는 10%, RTD 칵테일은 51% 증가했다.

 

신선 샐러드와 과일, 샌드위치 등 비가열 간편식 소비도 늘었다.

 

폭염 기간 조리 샐러드 판매는 가치 기준 21%, 신선 딥소스는 20% 증가했다. 뜨거운 식사 대신 바로 먹을 수 있는 샐러드와 컵과일, 냉육, 샌드위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결과다.

 

냉동식품은 전체 슈퍼마켓 품목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냉동식품 전체 판매는 9.4% 증가했고, 냉동 과일은 28% 늘었다.

 

최소한의 가열만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편의성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폭염 기간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 유통업체들도 폭염에 맞춰 상품 구성과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다.

 

독일 슈퍼마켓 체인 에데카는 올여름 무알코올 에너지 음료 브랜드 ‘부스터’의 목테일 콘셉트 제품을 출시했다. 레베는 샐러드와 컵과일, 냉장 파스타, 샌드위치 등 즉석섭취식품 진열을 확대했다.

 

네덜란드 알버트하인은 폭염 기간 냉장·냉동 배송 역량을 강화하고 아이스크림과 냉음료 중심의 온라인 프로모션을 확대했다.

 

폴란드에서는 편의점과 주유소 미니마켓이 여름철 냉음료와 간편식 소비의 핵심 채널로 부상했다. 스포츠음료 브랜드 오쉬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수분 보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aT는 반복되는 유럽 폭염이 국내 식품기업에 새로운 수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수박주스와 식혜, 수정과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RTD 제품을 기능성 수분 보충 음료로 차별화할 수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국식 아이스티 등 국내 냉음료 문화도 유럽의 여름 소비 트렌드와 접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냉동 만두와 냉동 비빔밥, 냉동 김밥 등 조리 시간이 짧은 K-간편식도 유망 품목으로 제시됐다. 폭염 기간에는 불을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가열하는 식품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샐러드와 콜드밀 소비 확대에 맞춰 고추장과 불고기 소스를 활용한 냉육용 마리네이드와 샐러드드레싱을 개발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aT는 여름철 휴대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소용량 포장과 RTD 형태의 상품 개발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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